한국이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5계단 오른 23위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은 물론, 기업효율성 등 대부분 항목에서 작년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해 확장재정 정책 영향으로 정부부채 증가율 순위는 10계단 넘게 떨어졌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0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평가대상 63개국 가운데 2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8위에서 5계단 상승해 역대 최상위(22위)를 기록했던 2011~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상승폭 역시 12계단을 한 번에 상승했던 2000년 이후 가장 컸다.
IMD 국가경쟁력 평가는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한국은 기업효율성이 34위에서 28위로 6계단 올랐으며, 인프라(20→16위), 정부효율성(31→28위)도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했다. 특히 기업효율성 부문은 노동시장(36→28위), 경영관행(47→36위) 등이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경제성과 부문은 27위로 지난해와 순위가 동일했다.
기재부는 이번 순위 상승에 대해 “K-방역 효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경기 대응 노력 등이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철저한 방역대책과 적극적 보건지원 등이 인프라 측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객관적인 데이터는 지난해 자료를 이용했지만, 올해 2~4월 전 세계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조사 결과에 반영됐다. IMD는 “국가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인들이 코로나19 위기에서 자국 경제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평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부진한 항목도 있었다. 지난해 본예산이 2018년 대비 9.5% 늘어나는 등 정부가 추진한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정부부채 증가율 순위가 40위에서 54위로 급락했다. 재정수지 순위 역시 3위에서 13위로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재정 항목의 종합 순위(24→27위)도 내려갔다. 경제성과 중 고용의 경우 10위에서 12위로 떨어졌는데, 지난해 공공부문 고용비중이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편 올해 IMD 국가경쟁력 평가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덴마크와 스위스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미국과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국제무역이 악화하면서 각각 3위에서 10위로, 14위에서 20위로 내려앉았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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