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보는 노동신문에 잇단 담화 게재
북한 당국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측에 ‘군사적 행동을 취하겠다’고 경고한 담화를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대남 대결 여론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2면에 김 제1부부장이 전날 밤 발표한 담화 전문을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북한 전 주민의 필독서다. 김 제1부부장은 전날 밤 담화에서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며 “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주민들에게 대남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인민의 징벌은 막지 못한다’는 제목의 정론에서 “남쪽동네에서 아직도 숨이 붙어 어정거리는 똥개들과 무맥한 당국의 허수아비들이 우리에게서 그 무슨 관용이나 자비를 바라는 건 화산의 분출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연속적이고 철저한 보복이 이미 실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를 겨냥해 “조국과 인민을 배반한 것도 모자라 우리의 최고존엄을 헐뜯는 망동까지도 서슴지 않은 그 죄과는 동서고금에 존재한 천만 가지 형벌을 다 들씌운대도 성차지 않을 만고의 죄악”이라면서 “인민의 최고존엄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 미친 똥개들을 구린내 풍기는 구석들에서 모조리 찾아 하루빨리 무자비하게 찢어 죽이자는 웨침(외침)이 분출하고 있다”며 막말을 쏟아냈다.
또한 신문은 “예로부터 죄지은 놈보다 두둔하며 감싸준 자를 더 엄하게 처벌한다”면서 “남조선당국과 보수패당이 벌써 오래 전부터 이 말의 참뜻을 깊이 새겨두어야 했을 것 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며 남측 당국을 향해 군사적 위협 실행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의 ‘대남 경고 담화’ 이후 남북 간 일련의 상황을 주민들에게 즉각 알리며 대남 비난 여론몰이에 힘을 쏟고 있다. 신문은 이날 ‘우리 식 계산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우리의 계산은 말로 하는 셈 세기가 아니다. 우리의 계산법은 엄정하며 무자비하다”며 “일단 분노하면 모든 죄악의 대가를 깨끗이 받아내고 끝까지 징벌하는 것이 우리 식의 계산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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