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장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가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여객 운송이 중단돼 화물 운송 기능만 우선 개장한다. 개장 이후 드러나는 문제점을 개선해 화물 기능을 안정시키고 여객 운송이 재개되는 경우에 대비하겠다.”
11일 오전 찾은 인천 연수구 국제항만대로 326번길 57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오대양의 파도를 형상화한 다섯 개의 곡선형 지붕이 먼저 눈에 띄었다. 5층짜리 건물은 연면적이 6만6,805㎡로 축구장 9개를 합친 것보다 넓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터미널 건물은 웬만한 지방공항보다 크다”며 “터미널과 부두를 합하면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단일 건축물로는 가장 큰 규모의 항만시설”이라고 말했다.
입국장과 매표소는 터미널 2층에, 출국장은 4층에 각각 자리잡고 있다. 출입국 심사대는 21명이 동시에 수속을 밟을 수 있는 규모다. 공항처럼 자동출입국심사대도 갖췄다. 건물 옥상에는 터미널 이용객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정원이 꾸며져 있었다. 이곳에선 인천대교와 영종도, 인천남항이 한눈에 보였다. 터미널 건물 곳곳에서 인테리어와 청소 등 막바지 개장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터미널 앞에는 3만톤짜리 카페리선 6척과 5만톤짜리 카페리선 1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부두가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크루즈 터미널과 부두가 있다. 개장 전이라 크루즈 전용부두에 자동차 운반선 한 대가 임시로 정박해 있을 뿐 국제여객 부두는 비어있다. 다만 부두 옆 컨테이너 적치장에서 컨테이너를 옮기고 쌓는데 쓰는 중장비인 리치스태커 1대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적치장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7,490개를 깔아놓을 수 있는 규모다.
새 터미널과 부두는 인천항만공사 5,305억원, 정부 1,400억원 등 모두 6,705억원을 들여 2016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공사를 마쳤다. 새 터미널은 기존 1터미널(다롄(大連) 단둥(丹東) 옌타이(烟台) 스다오(石島) 잉커우(營口) 친황다오(秦皇島) 6개 항로와 2터미널 칭다오(靑島) 웨이하이(威海) 톈진(天津) 롄윈강(雲港) 4개 항로를 대체하게 된다. 기존 제1ㆍ2터미널은 지난해 여객 103만명, 화물 42만8,402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는데, 새 터미널은 코로나19 사태로 당분간 여객 없이 화물만 오갈 전망이다. 한중 카페리 여객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올해 1월 28일 이후 중단된 상태다. 화물도 올해 5월까지 14만5,000TEU를 처리해 작년 같은 기간 15만5,000TEU를 밑돌고 있다.
새 터미널은 중국 웨이하이에서 여객 없이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오는 위동항운의 뉴골든브릿지7이 처음 입항하는 15일 개장한다.
이정행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은 “코로나로 잠시 중단됐지만 2025년 여객 200만명을 운송하는 게 목표”라며 “새 터미널이 한중 교류의 중심기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