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11일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최씨 주변 인물들의 근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부상한 뒤 최씨와 함께 최씨의 딸 정유라씨도 이슈의 중심에 섰다. 정씨는 사태가 터진 뒤 해외로 도피했다가 245일만인 2017년 5월31일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송환됐다. 그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어머니와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른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한 때 국가대표 승마선수였던 정씨는 삼성의 승마특혜 의혹, 이화여대 입시비리 의혹 등에 휘말렸다. 가까스로 형사처벌은 피했지만 이화여대 입학이 취소됐고, 고등학교 또한 출석일수 미달, 대회 출전 등과 같은 학생부 기재 오류 등 특혜를 제공받았다는 이유로 졸업취소 및 퇴학처분을 받아 중졸 신분이 됐다.
한때 최씨의 측근이었으나 국정농단 폭로자로 돌변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도 집중 조명 대상이었다. 고씨는 2012년 대선 후 가방사업을 하다 최씨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16년 12월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지인에게 연락이 와 가방을 보여주러 가면서 최씨를 처음 만났다”며 이후부터 최씨 지시 하에 대통령 옷 수백 벌과 가방을 제작했다고 했다. 최씨에게 등을 돌린 배경에 대해선 “최씨가 언젠가부터 모욕적인 말을 하기 시작하더니 밑에 있는 직원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아서”라고 털어놨다.
고씨는 국정농단 사태에 직접적으로 휘말리지는 않았지만, 관련 검찰 수사 도중 개인비리가 발견돼 형사처벌을 받았다. 2015년 12월 최씨로부터 신설되는 보직인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임명할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고 A씨를 추천한 뒤 A씨에게 인사청탁에 대한 대가로 2,200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이에 대해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을 확정받았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도 눈길을 끌었다. 장씨는 박영수 특별수사팀의 ‘복덩이’라 불릴 정도로 수사에 적극 협조한 인물이다. 최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제2의 테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한 것도 장씨다. 이 때문에 특검 측에서도 장씨에게만 특별히 아이스크림까지 주며 편안한 조사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는 일화가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씨도 처벌을 피하진 못했다. 장씨는 삼성그룹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으나 지난 2월 대법원에서 강요죄 부분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됐다. 장씨의 파기환송심은 이달 17일에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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