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쇠사슬로 묶어 감금하고
쇠젓가락으로 지지고 물고문까지
나머지 자녀3명 임시보호명령에
계부ㆍ친모는 자해 소동 벌이기도
경남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로부터 수년 전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아동은 지난달 29일 탈출 당시 베란다에 갇혀 있다 난간을 타고 옆집 베란다로 넘어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경찰청은 11일 이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피해 아동은 4층 빌라 베란다에 갇혀 있다 계부가 집을 비운 틈을 타 옆집 베란다를 타고 넘어간 뒤 현관문을 열고 맨발로 뛰어 나와 주민에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베란다는 계부와 친모가 피해아동 목에 길이 1~2m가량 쇠사슬로 묶은 뒤 난간에 자물쇠를 채워 감금한 곳이라고 피해아동은 진술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일과 10일 피해아동에 대한 2차례 조사와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기록지 등을 통해 피해아동에 대한 구체적인 학대정황을 확인하고 쇠사슬 등 학대 도구로 의심되는 물품 6점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계부는 아동의 손가락을 프라이팬으로 지져 화상을 입히고 빨래건조대로 폭행하기도 했다. 친모는 플라스틱을 섭씨 200도 이상 가열해 물체를 접착하는 데 사용하는 글루건(Glue gun)의 뜨거운 용액을 아동의 발등에 떨어뜨리고 쇠젓가락을 불에 달궈 발바닥을 지지는가 하면 욕조에 물을 받아 머리를 담그는 물고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 아동이 경찰에 발견된 지난달 29일 온몸에 다수의 골절 흔적에다 등과 목에 상처가 나 있고, 손과 발의 화상 흔적, 눈 부위의 멍 등과 함께 빈혈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지난 10일 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시ㆍ도 지사에게 요청해 청구한 피해아동 가정의 또 다른 자녀 3명에 대한 임시보호명령을 결정, 3명의 자녀도 분리보호 조치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바닥에 머리를 들이 받는 등 자해를 시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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