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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에 에코백 멘 청년위원… 김종인 비대위, 회의 문화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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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에 에코백 멘 청년위원… 김종인 비대위, 회의 문화도 혁신

입력
2020.06.09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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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시간 1시간 늦추고 회의 짧아져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8일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낯선 모습이 포착됐다. 반팔 피케티셔츠를 입고, 어깨에는 에코백을 걸친 김재섭(33) 비대위원이었다. 국회 밖이라면 평범한 복장이다. 그러나 정당 공식 회의에는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정장을 갖춰 입는 게 불문율이었던 터라 다소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김 비대위원은 “이렇게 입었다고 뭐라 한 분은 1도 없었다”고 했다.

이날로 정식 출범 일주일째를 맞은 김종인 비대위가 관습적으로 이어져 온 회의 문화에서도 ‘파괴적 혁신’을 꾀하고 있다. 백전노장임에도 ‘탈권위’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회의에도 조금씩 스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회의가 늦어지고, 짧아졌다. 통합당은 비대위 첫날부터 당초 오전 9시였던 회의 시작 시각을 10시로 늦췄다. 통합당은 지난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다른 정당들이 당 회의 시작을 1시간 늦출 때도 유일하게 9시를 고수했는데 변화를 꾀한 것이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성원(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재섭 비대위원이 발언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김 원내수석은 1970년대생, 김 비대위원은 1980년대생이다.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성원(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재섭 비대위원이 발언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김 원내수석은 1970년대생, 김 비대위원은 1980년대생이다.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비대위원들이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았던 이전과 달리, 공개 발언도 가급적 위원장과 원내대표만 하기로 했다. 과거 대표들은 현안을 두루 짚으며 길게는 20분까지 발언을 이어가곤 했지만 김 위원장은 ‘하루 하나의 메시지’에만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정한 듯하다. 그는 첫 회의에선 ‘진취적 정당’, 다음 회의에선 ‘기본소득 검토’를 말했다. 발언 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았다. 통합당 관계자는 “비공개 회의에서 ‘계급장 떼고’ 격렬하게 논의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내자는 게 김 위원장의 기본 생각”이라고 했다.

애초 통합당은 회의 대형을 원형 등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직선으로 앉아 취재진을 바라보고 얘기하는 전통적 방식은 다소 일방적이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당 사무처에서 적합한 공간을 찾아 의원회관까지 답사를 다녔지만 기자들의 취재 편의를 고려해 일단 현행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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