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완전운용능력 검증 대비 차원
코로나19 여파로 일정ㆍ규모 축소 가능성 배제 못해
한미 군 당국이 올 하반기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위해 최근 심화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을 위해 차근차근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라 하반기 일정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정부 및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지난 달 말부터 이 달 초까지 2주간 올해 새로 전입한 장성 및 영관장교 대상 ‘한미 연합간부교육’을 실시했다. 양국 군의 작전ㆍ정보파트 등의 군 간부들이 향후 진행될 연합군사연습에서 맡게 될 임무별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교육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대비해 강도 높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간도 해마다 1주일 가량 실시하던 것에서 올해는 2주로 늘었다. 통상 연합연습 관련 이론과 연습 과정 숙지 수준에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실제 연습에 쓰이는 세부 시나리오까지 동원해 심화교육을 진행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고 지휘할 장성급 지휘관들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토론과 토의를 수시간 동안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FOC 검증을 염두에 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 3월 실시하려던 한미 연합군사연습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취소됐다. 이에 한국군은 독자적으로 연합연습의 사전 준비연습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ㆍCrisis Management Staff Training)을 사흘간 실시했다. 이어 나흘 가량 컴퓨터 시뮬레이션 ‘워게임’인 지휘소연습도 진행했다. 이 결과 하반기 FOC 검증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 하반기 연습을 준비하고 있다. 일정대로 전작권 전환을 하겠다는 게 한국 군 기본 입장이다.
이에 반해 미군은 상반기 연합연습이 불발된 만큼 FOC보다는 즉각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 태세(파이트 투나잇ㆍFight tonight) 유지를 보다 강조했다고 한다. 한미 군 당국 간 의견 불일치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지만 결국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합의해 심화교육 실시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시간 파트너로서 지내며 쌓아온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전우애가 큰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군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군 당국 간 연합연습 관련 불화설은 일정 조율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의견 교환 과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미측 사정에 따라 일정 및 연습 규모 등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연합연습 방식 등은 (한미 양측이) 협의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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