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사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를 향해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을 부여잡고 씨름 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며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손씨를 향한 추모사를 공개했다. 손씨가 평화의 우리집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2004년부터 쉼터를 함께 꾸려온 윤 의원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나랑 같이 가자 해놓고 그렇게 홀로 떠나버리시면 저는 어떻게 하냐”며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가게 해서 미안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2004년 처음 우리가 만나 함께 해 온 20여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지옥 같은 날들이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다”며 생전 손씨와의 대화를 회상했다. 그는 손씨가 통화에서 “내가 영혼이 무너졌나 봐요. 힘들어요”라고 하면서도 금새 “아이고 힘든 우리 대표님께 제가 이러면 안 되는데요. 미안해서 어쩌나요”라며 걱정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평화의 우리집을 향한 언론의 취재와 검찰 수사로 인해 손씨가 심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지만, 소장님은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을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손씨의 부고를 접하고 이날 평화의 우리집을 찾았다.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윤 의원은 쉼터를 찾는 정의연 관계자들을 맞이하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손씨는 전날 오후 10시55분 파주 시내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유서는 없었으며 현재로서는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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