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일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로 인해 대면 비즈니스는 백신이 개발된 내년 이후에나 가능해 경기 회복은 2022년 하반기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국,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주요 18개국 대표 경제단체와 국제기구ㆍ경제협의체 등을 대상으로 한 ‘A.D.(After Disease) 1년, 포스트-코로나 세계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단체의 52%가 세계 경기가 ‘더블딥(double dipㆍ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에 빠진다고 봤다. 올 여름 봉쇄 조치 해제로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가, 가을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일면서 다시 침체가 이어진다는 시나리오다.
올 여름 이후 세계 경기가 회복되는 ‘U자형’ 시나리오를 전망한 단체는 36%에 그쳤고,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지속하는 ‘L자형’을 예측한 기관은 12%였다.
응답 단체의 56%가 국가 간 대면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는 시점을 백신 개발ㆍ보급이 이뤄진 내년 이후로 판단, 세계 경제는 내년 4월께 정상화 움직임이 일어 2022년 하반기에야 완전 회복할 것으로 봤다.
올 하반기 내 비대면 경제가 가능하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고, 불확실성이 커 시기를 예상할 수 없다는 응답도 20%에 달했다.
이런 침체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3%)보다 비관적인 -4% 이하를 기록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고, 자국의 실업률이 작년보다 10% 포인트 이상 증가할 것(응답의 40%)으로 봤다.
또 중국 등 해외 생산기지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응답이 76%에 달했다.
응답 단체들은 코로나19 이후에 국제 통상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40%가 북미ㆍ유럽 국가들이 경기 침체에 직면하는 반면 아시아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세계 무역질서 판도가 아시아 중심으로 바뀌면서 기존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통상 환경이 파괴(31.3%)되고, WTO가 무력화한다(48%)고 예측했다. WTO를 대체ㆍ보완하는 새 무역협정기구ㆍ시스템 도입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 시각(20%)도 나왔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주요 세계 경제단체들이 느끼는 코로나19 경기침체 체감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국이 코로나 회복 국가 가운데 선두로 나설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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