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日 납치 피해자 메구미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 사망

알림

日 납치 피해자 메구미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 사망

입력
2020.06.05 22:00
0 0

피해자 송환 운동 상징… 1400회 이상 강연

아베 총리 “애끓는 심정으로 정말 죄송하다”

납치문제 해결 위한 북일 정상회담 진전 없어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씨. 연합뉴스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씨. 연합뉴스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송환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요코타 시게루(橫田滋)씨가 5일 사망했다. 향년 87세.

요코타씨는 2018년 4월 가와사키의 한 병원에 입원해 생활해 오다 이날 오후 노환으로 사망했다. 그는 1977년 일본 니가타시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실종된 뒤 북한으로 납치된 것으로 밝혀진 요코타 메구미(당시 13세)의 부친이다.

북한에 의한 납치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인 1997년 3월 납치피해자가족회가 결성되면서 피해자 가족 중 가장 젊은 그가 모임의 대표를 맡았다. 아내인 사키에(早紀江)씨와 함께 일본 전역을 돌며 서명 운동과 1,400차례 이상 강연을 하면서 피해자 송환운동을 이끌었다.

2005년 혈소판 관련 난치병 진단을 받은 뒤 모임 대표를 그만 뒀지만 납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은 지속했다. 그러나 2016년 3월 이후 건강이 악화해 외부 활동을 하지 못했고, 결국 딸과의 재회는 이루지 못했다.

1964년생인 메구미는 중학교 1년생이던 당시 북한에 납치된 후 현지에서 결혼해 딸을 낳았다. 북한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 당시 납치 사실을 인정했지만, 메구미가 우울증으로 1994년 4월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2004년 11월 메구미의 유골을 일본 정부에 보냈으나 다른 사람의 DNA가 검출되면서 진위 논란이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일본 정부와 가족은 북한의 설명을 믿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생존을 전제한 송환을 요구해 왔다.

2014년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메구미가 낳은 딸이자 외손녀인 김은경씨와 상봉했다. 요코타씨는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밝고 말을 잘 했다”며 “은경이가 (메구미보다)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 납치피해자가족회 회장은 이날 “이렇게 오랜 기간 납치 문제를 방치해 귀국을 기다리는 가족이 한두 명씩 줄고 있다”며 정부의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요코타씨의 부고 소식에 “전력을 다해왔지만 (메구미의 귀환을) 실현하지 못해 애끊는 심정”이라며 “정말로 죄송함이 가득하다”고 밝혔다. 이어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북한에 의한 납치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와 국회 질문 등으로 수면에 떠오른 납치문제는 200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기를 맞았다. 북한은 당시 일본인 13명에 대한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일본 정부는 특정 실종자를 제외한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로 인정한 사례는 총 17명이다. 이 중 5명은 고이즈미 전 총리 방북 이후 일시 귀환 형태로 귀국한 뒤 북한에 돌아가지 않았다. 메구미를 포함한 12명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그러나 북한은 12명 중 메구미 등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입국한 적도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8년 이후 잇단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지난해 5월부터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회담을 제안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