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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써 ‘덥다’ 민원만 하루에 3,000건” 지하철 에어컨 관리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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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써 ‘덥다’ 민원만 하루에 3,000건” 지하철 에어컨 관리 속앓이

입력
2020.06.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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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바람 세기 낮추라’ 권고하지만 적용에 현실적 난관

코로나19로 배기 시스템 상시 운영으로 변경… 혼잡도 예보로 승객 분산 유도

시민들이 서울 5호선 광화문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난달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서울 5호선 광화문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난달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4)씨는 요즘 지하철을 탈 때면 마음을 졸인다. 에어컨 바람 걱정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침방울(비말)로 주로 전파되는데, 밀폐된 지하철에서 에어컨을 켜면 누군가의 침방울이 바람에 날려 곳곳으로 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김씨는 “지하철은 창문도 열수 없어 승객이 많으면 아무래도 버스보다 에어컨 바람이 신경 쓰여 움츠리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올 여름 창문을 연 채 에어컨을 틀고 운행이 가능해진 서울 버스(본보 5월12일자)와 비교하면 지하에서 주로 운행되는 지하철의 환기엔 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에어컨을 가동할 때 2시간마다 환기를 하고, 에어컨 바람으로 비말이 퍼지지 않도록 바람 세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다중이용시설 냉방 지침을 발표했다. 창문 열기조차 어려운 지하철에서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환기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5일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은 올 여름 ‘상시 배기 시스템’으로 운행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전동차 배기팬을 ‘냄새가 난다’는 승객 민원 등이 있을 때 한시적으로 가동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배기팬을 상기 가동으로 운행 수칙을 바꿨다”고 말했다.

문제는 ‘에어컨 바람 세기’ 관리다. 중대본은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바람 세기도 낮춰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제시했지만, 지하철에선 중대본의 권고를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분위기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이용에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된 상황에서 최근 날이 더워지면서 ‘덥다’는 승객 민원만 하루에 3,000건이 들어온다”며 “에어컨 바람 세기를 낮추기가 어려워 풍랑은 평소와 같이 유지를 하되 승객 마스크 착용 안내와 열차 혼잡도 예보로 방역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지난달부터 ‘지하철 혼잡도’를 날씨처럼 날마다 예보해 승객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오는 8일 출근 시간인 오전 8시부터 8시30분까지 2호선 사당→방배행이 혼잡도 130~150%(대형 전동차 1칸 기준 160명일 때 혼잡도 100%)로 가장 붐빌 것이라고 이날 예고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신형 전동차의 경우 실시간으로 열차 칸 무게가 집계돼 성인 승객 몇 명이 탔는지 추정할 수 있다”며 “지하철 교통카드 사용 데이터를 활용, 최근 2년 간 승객 이동량과 공사 직원이 직접 관찰한 승객 밀집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혼잡도를 낸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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