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버스, 에어컨 켠 채 창문 열고 달린다…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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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버스, 에어컨 켠 채 창문 열고 달린다…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 때문에’

입력
2020.05.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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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은 혼잡시 마스크 없이 탑승 불가

‘생활 속 방역’으로 전환된 지 이틀째이던 지난 7일 서울 중랑구 신내동 중랑공영차고지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버스 지붕에 설치된 에어컨 청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여름 서울에선 에어컨을 켠 채 창문을 열고 달리는 시내버스를 타게 된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에는 지하철 이용을 제지 받을 수도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버스의 ‘개문냉방’(開門冷房)’ 허용을 골자로 하는 여름철 냉방 운행 지침을 최근 각 운수사에 공지했다. ‘에어컨을 틀어도 차고지에서 출발할 때 창문을 열고 출발하라’는 내용이다. 서울 시내 전체 354개 운행 노선 버스가 대상이다. 문을 연 채 이뤄지는 냉방은 규제 대상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조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들이 여전히 있다”며 “이들이 밀폐 공간인 버스에 탄 상황에서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승객들이 감염에 더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있으면 에어컨을 틀지 마라’는 지침을 버스회사에 내렸지만 현장에선 잡음이 잇따랐다. 10년 넘게 버스를 몰고 있는 김모(54)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있어 에어컨을 켜지 않으니 승객끼리 싸움이 붙어 버스 운행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당신 때문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지 않느냐’며 승객끼리 시비가 종종 붙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불똥은 서울시로 튀었다. 김씨 같은 고충을 호소하는 버스 운전사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이 ‘지하철은 마스크 안 쓴 승객이 있어도 에어컨을 트는데 왜 버스는 안 되냐’고 기사들에게 항의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버스는 3, 4분마다 정류장에서 승ㆍ하차를 위해 앞ㆍ뒷문을 열어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봤지만, 에어컨 트는 걸 문제 삼거나 걱정하는 승객이 있을 경우 ‘창문을 열고 타 달라’고 안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승객 과밀도 관리에도 나선다. 46명 정원인 버스에 승객이 130% 이상, 즉 60명 이상 몰리는 버스 노선에 예비차 투입 등을 할 예정이다.

지하철의 경우 혼잡도(승차정원 대비 탑승객 수)가 150% 이상일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탑승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진다. 13일부터 시행된다. 지상이 아닌 지하에서 주로 운행되는데다 버스처럼 창문을 여닫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객차 내 감염위험을 줄이기 위해 혼잡단계별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객차 내 이동시 다른 승객과 부딪힘이 일어나는 ‘주의’단계 전까지는 안전요원이 승강장 내 질서 유지 및 승객분산을 유도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한다. 그러나 객차 내 이동이 불가능한 ‘혼잡’ 단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탑승이 제한된다. 사전에 안내방송을 통해 마스크 착용 요청이 이뤄지며 미착용시 역무원이 개찰구 진입을 제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를 위해 여객운송약관 중 승차거부 규정에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관련 사항을 추가하기로 했다”며 “마스크를 갖고 오지 않은 승객을 위해 전 역사의 자판기(448곳), 통합판매점(118곳), 편의점(157곳) 등에서 마스크를 시중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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