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앱 ‘강간 상황극’ 성폭행 교사한 20대 징역 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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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앱 ‘강간 상황극’ 성폭행 교사한 20대 징역 13년

입력
2020.06.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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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범 역할 30대는 증거 부족 무죄

게티이미지뱅크

랜덤(무작위)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신을 여자라고 속여 ‘강간 상황극’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실제 성폭행을 교사한 20대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반면, 강간범 역할을 한 30대는 고의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용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강간 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9)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신상정보 5년 간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10년 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반면, A씨의 교사로 모르는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주거침입 강간)로 불구속 기소된 B(39)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랜덤 채팅 앱에서 프로필을 35세 여성으로 설정한 뒤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여기에 관심을 보인 B씨에게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알려줘 성폭행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에게 상황극을 하자면서 미리 알아낸 피해자의 원룸 호실과 공동현관 비밀번호, 집에 있는 시간까지 알려주고 찾아가게 했다. B씨가 피해 여성의 집에 들어간 직후 현장을 찾아가 범행 장면을 몰래 훔쳐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 피해 여성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A씨는 재판부에 “B씨가 강간을 하려다 실패하면 돌아갈 것으로 생각했을 뿐 강간의 고의는 없었기 때문에 상황극 시도와 실제 강간 사이에 인과관계는 없다”고 주장했다.

B씨 측 법률 대리인은“상황극이라고 가정했을 뿐 실제 강간이라고는 인식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변론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 12일 결심 공판에서 이들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A씨에게는 징역 15년, B씨에게는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강간하도록 적극 교사하고, 현장을 보기 위해 피해자 집 문을 열어보는 대담성까지 보인 만큼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본인 확인이 어려운 채팅앱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쁜 데다 사회적 소통 공간을 악용한 범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선 “실제 강간으로 인식하고도 범행했다는 의심이 들지만, 검찰 증거만으로 강간임을 알고도 용인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해보면 B씨가 A씨에게 속아 합의된 강간상황극으로 알고 성관계를 했다고 판단된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무죄 선고가 피고인의 행위에 정당성을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생 반성하며 살라”고 했다.

대전=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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