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하면서 촉발된 미국 내 시위와 관련 “어떤 인종주의와 차별도 눈감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일주일 넘게 시위가 이어지는 동안 침묵을 지켰던 교황이 처음으로 이번 대규모 시위에 대해 입을 뗀 것이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정례 영어 미사에서 미국 내 신도들을 향해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일어난 불안정한 사회 불안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이번 시위를 촉발한 사망사건의 희생자다.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을 한 교황은 “이와 동시에 최근 벌어진 (일부 시위대의) 야간 폭력은 자기파괴적이고 자멸적인 행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폭력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많은 것을 잃는다는 조언이다.
교황은 “플로이드의 영혼과 인종차별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또 유가족과 국민 화합ㆍ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교황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천주교 시설 세인트 존 폴(성 요한 바오로) 2세 국립성지 방문에 대해 윌튼 그레고리 대주교가 비판 성명을 낸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시위 강경 진압으로 비판 받는 트럼프가 종교시설을 자신의 지지층 결집용으로 이용한다는 종교계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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