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염없이 후쿠시마 해제하는 방안에 日 누리꾼 “적당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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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염없이 후쿠시마 해제하는 방안에 日 누리꾼 “적당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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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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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 제염 없는 지역도 조건 충족하면 해제 검토 중 

 누리꾼, “정부 책임 회피한다” 비판 목소리 거세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 만들어진 가설주택 주변을 한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이와키=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난 지시 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대해 제염(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일반인 출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 일간 아사히 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은 정부와 도쿄전력이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부가 제염을 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피난 지시를 해제하는 방안에 대해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현재는 제염이 진행된 지역에 대해서만 피난 지시가 해제되는데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다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제염 작업 없이도 일반인 출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번 정책에 대해 오염을 제거하고 사람이 다시 거주할 수 있는 지역으로 되돌리는 정책에 처음으로 예외를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염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한 방사성 물질 오염 대처 특조법과 모순된다고 덧붙였다.

원전 사고로 인한 피난 지시 지역은 방사선량이 연간 20밀리시버트(m㏜) 이상인 곳이다. 기존 피난 지시 해제 요건은 △방사선량 20밀리시버트 이하 △수도 등 인프라 정비와 충분한 제염 △현지와 충분한 협의 등으로 규정돼 있다.

경제산업성과 환경성, 부흥청 등 3개 부처는 이런 조건에서 제염을 빼는 것에 합의하고,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자문하기로 했다. 결과를 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원자력 재해 대책 본부가 올 여름 해제 요건을 재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방사선량이 자연 감소로 20밀리 이하로 내려간 지역 중 사람이 살지 않거나 현지에서 해제를 요구하면 피난 지시를 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촬영한 후쿠시마현 오쿠마에 있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1호기. 오쿠마=AP 연합뉴스

하지만 현지에선 피난 지시 지역은 정부가 책임을 지고 제염 작업을 한 뒤 해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여론이 강세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누리꾼들도 일본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누리꾼(60****)은 “거주하는 건 위험하지만 출입은 OK라니 이상하지 않느냐”며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리거나 불투명하게 진행된다면 정부는 또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shi****)은 “피난 지시에서 해제된 시민들의 경우 건강에 대한 모니터링은 하고 있느냐”며 “제염작업을 하지 않고 해제해도 괜찮을 지 모르겠다. 제염작업이 어디까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적었다. 이외에 “정부도 도쿄전력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아베 신조 정말 적당히 좀 해!”(匿名****)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자 원전 반경 20㎞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피난지시’를 내렸다. 특히 피난지시 구역 내에서도 공간 방사선량이 연간 50밀리시버트 이상인 곳은 ‘귀환곤란 구역’으로 지정해 일반인들의 출입 자체를 원천 봉쇄해왔다. 이후 방사능 수치가 낮아졌다며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역에 내려져 있던 피난지시를 속속 해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11~12월 현지조사 결과 “일본 정부가 피난지시를 해제한 나미에(浪江)정의 제방·도로 등에서 원전사고 이전보다 최대 20배까지 높은 방사선량이 측정됐다”며 “일본의 제염작업이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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