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공격 멈춰달라” 재차 촉구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최근 불거진 부실회계 논란 등과 관련해 과감히 개혁해 위안부 운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2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정의연은 과거 부족하고 미숙한 부분을 개혁하되 운동의 초기정신을 지키는 과정을 밟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되 국민들이 기대하는 조직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차분히 점검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현재 경기 안성 쉼터 등 후원금 부실관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서부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회계 담당자 등 정의연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이사장의 이날 발언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자체적으로 개혁 강도를 높여 위안부 운동의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를 향한 인신공격을 멈춰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이용수 인권운동가님과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무차별 접근과 비난 행위가 참담하다"며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쌓은 탑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지난달 29일 윤미향 의원이 후원금 유용 등 각종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연 이후 처음이다. 시위 시작 약 30분 전부터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와 일부 시민들이 인근에서 "윤미향 사퇴"를 외치며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다만 경찰의 통제로 양측간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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