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호크 띄워 시위대 위협한 트럼프 “연방군 투입”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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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호크 띄워 시위대 위협한 트럼프 “연방군 투입”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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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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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시위는 테러” 대국민 연설… LA 한인타운에도 주방위군 투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 뒤 시위대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세인트존 교회를 방문해 성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위를 겨냥해 연방군 동원까지 경고했다. 수도 워싱턴까지 거센 시위 물결에 휩쓸리자 약한 모습을 보이면 지지층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초강경 대응으로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종차별과 경찰의 가혹행위에 대한 처방 없이 전투적 자세를 고집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전날 밤 워싱턴과 뉴욕 등에서 벌어진 폭력시위를 ‘국내 테러’로 규정하면서 “전역에 확산된 폭동과 무법사태를 끝내기 위해 군과 민간의 모든 연방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상당수 주(州)와 지방정부가 필요한 주민 보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면서 주방위군과 경찰 병력을 압도적으로 배치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시와 주가 시민들의 재산과 생명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거부한다면 미국 군대를 배치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07년 제정된 ‘폭동진압법’에 따라 대통령은 주지사 동의 없이 시위 진압에 정규군을 동원할 수 있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 당시 이 법이 동원됐고,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 마지막으로 적용됐다. 주지사들이 예비군 조직인 주방위군 배치를 꺼리면 연방군을 동원하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들과의 전화 회의에서도 “시위대를 압도하지 못하면 바보처럼 비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워싱턴에 수천의 중무장한 군인과 경찰을 배치했다”면서 야간 통행금지의 엄격한 준수와 불법시위 엄단도 경고했다. 앞서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시장은 전날 밤 11시부터 설정했던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오후 7시로 앞당겼다. 실제 국방부가 “대통령 지시로 노스캐롤라이나 포트브래그 부대의 군경찰 부대를 워싱턴에 배치한다”고 밝힌 뒤 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시위대 위를 저공비행하며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일부 참모들은 발언 수위를 낮출 것을 주문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주변의 과격시위를 보며 이를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백악관 내에선 강ㆍ온파 간 논쟁이 벌어졌으나 시위대에 밀릴 경우 대선을 앞두고 지지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강경파의 의견을 택한 것이다. 그는 시위 때문에 지하벙커로 대피했다는 전날 언론 보도를 의식해 “백악관에 숨어 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를 두고 시위 대응에 미온적인 지방정부에 시위 확산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격시위에 대한 중산층의 반감이 확산될 경우 여론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음직하다. 경찰의 가혹행위에 초점을 맞췄던 여론도 폭력시위에 대한 우려로 이동하는 기류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날 언론 기고에서 “폭력시위를 합리화하거나 가담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물론 이 같은 복합적인 셈법과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주기식 강경 대응으로 미국의 곪은 상처를 악화시킨다는 비판도 거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뉴욕ㆍ필라델피아ㆍ시카고 등에서 시위가 계속되며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한인 상점들도 피해를 입어 79건의 사례가 보고된 가운데 LA한인타운에는 이날 주방위군이 전격 투입됐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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