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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 블리자드 ‘흑인 사망 시위 지지’ 발표에 “그래서 홍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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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 블리자드 ‘흑인 사망 시위 지지’ 발표에 “그래서 홍콩은?”

입력
2020.06.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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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눈치는 보면서”…또 ‘선택적 올바름’ 지적 나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선수들에 중징계 이력

글로벌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흑인 사망 사건 항의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위터 캡처
글로벌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흑인 사망 사건 항의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위터 캡처

글로벌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가 또 ‘선택적 올바름’ 논란에 휩싸였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1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그리고 언제나, 우리는 인종차별과 불평등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지지한다”라면서 “우리 사회, 어느 사회든 그것들을 위한 곳은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흑인 사망 사건 관련 항의 시위 구호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덧붙였다.

그러나 여론은 냉담한 분위기다. 게임 개발자 마크 컨은 이튿날 자신의 SNS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입장문을 인용하며 “홍콩은 빼고”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블리자드에 몸 담아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굵직한 게임 제작에 참여한 이력이 있으나 돌연 퇴사해 2006년 별도 회사를 차린 인물이다.

그의 글에 많은 이들은 “홍콩은 소중하지 않다”(ab****), “우리의 지배자인 중국이 숨통을 짓밟는 대상이 아닌 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P****), “중국이 우리에게 악한 일을 지지하라고 돈을 주지 않는 한, 우리는 악한 일에 저항할 것이다”(br****) 등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입장문을 패러디하며 공감을 나타냈다.

게임 개발자 마크 컨이 자신의 SNS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태도를 비판했다. 트위터 캡처
게임 개발자 마크 컨이 자신의 SNS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태도를 비판했다. 트위터 캡처

블리자드는 그 동안 “개연성이 없다”는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캐릭터에 동성애자ㆍ여성지도자 등 설정을 의식적으로 부여하는 등 ‘정치적 올바름’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추진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서는 다른 태도를 보이면서 ‘선택적 올바름’이라는 조롱을 받기 시작했다.

논란은 지난해 10월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아시아ㆍ태평양(APAC) 지역 시즌2’ 마지막 대회에서 시작됐다. 홍콩 출신 프로게이머 청응와이(활동명 블리츠청)는 당시 승리 후 이어진 인터뷰에 방독면을 쓰고 나와 “홍콩에 자유를!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외쳤다. 이는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요 구호 중 하나다.

블리자드는 즉각 “해당 발언은 블리자드나 하스스톤을 대표하는 발언이 아니다”라며 그의 그랜드마스터 자격을 박탈하고 1만 달러 상당의 대회 우승 상금을 몰수, 1년 동안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심지어 인터뷰를 진행한 중계진과도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논란이 일자 블리자드 측은 “공공을 불쾌하게 하고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손상했다고 판단되는 행위를 할 경우 그랜드마스터에서 배제하고 총 상금 0달러를 만들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텐센트가 블리자드의 모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요 주주라는 점과 중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이라는 점에서 ‘눈치를 보고 저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리고 나서 블리자드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확산하자 블리츠청 출전 정지 기간을 6개월로 줄이고 상금을 돌려주기도 했다.

다만 이후 열린 ‘하스스톤 대학부 챔피언십’ 경기 중 미국인 대학생 게이머 3명이 블리츠청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경기장에 “홍콩을 해방하고 블리자드를 보이콧하라”는 간판을 내걸자, 블리자드는 또 이들에게 6개월 출전정지 조치를 강행했다. 이와 관련해 블리자드는 “우리 커뮤니티의 모든 이들이 자신의 견해를 나누기를 적극 권장하나 공식 방송은 게임과 경기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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