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 중 백인 경찰에게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시위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도 인종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이 사건을 비판하며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7ㆍ미국)은 1일(한국시간)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슬프고 진심으로 고통스러우며 분노를 느낀다”며 “많은 사람의 고통과 분노, 좌절에도 공감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 “나는 뿌리 깊은 인종 차별, 유색인종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며 “우리는 충분히 (이런 일들을) 겪었다”고 시위대를 향해 지지도 보냈다.
조던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의의 저항하는 우리의 뜻을 표현해야 한다”며 “우리의 하나 된 목소리는 우리의 지도자에게 법률을 개정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하고, 그게 실현되지 않으면 투표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평화시위를 강조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변화를 위해 행동하자는 메시지를 미국 전역에 던졌다. 뉴욕 메츠의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29ㆍ미국)은 “인종 차별은 우리 사회와 문화에 뿌리 깊이 밴 것이며 지금도 기승을 떨친다”며 “거울을 보고 당신이 문제의 일부인지, 해답의 일부인지 진실로 확인해보라” 며 변화를 위해 행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백인인 로코 볼델리(39ㆍ미국) 미네소타 트윈스 감독 역시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너무 많다”며 “플로이드의 이름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라”며 망각을 경계했다.
여자 테니스의 영웅 세리나 윌리엄스(39ㆍ미국)도 지지에 나섰다. 그는 백인 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테니스에서 정상에 올라, 인종 차별의 벽을 깬 인물 중 하나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 흑인 소녀가 ‘우리는 흑인입니다’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올린 뒤 “우리 대다수가 성경 구절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옵소서’를 기도하고 자란다”며 “단순히 피부색에 따라 대우받는 방식에 충격을 받고 다치거나 숨진 많은 이들을 위해 내가 계속 바치는 기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유럽 축구계도 비판에 동참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뛰는 제이든 산초(20ㆍ영국)는 31일(현지시간) 파더보른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후 유니폼 상의를 벗어 언더셔츠에 써놓은 메시지를 노출시켰다. 그곳에는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Justice for george floyd)’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산초는 경기 후 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옳은 일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며 “하나로 뭉쳐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세리머니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흑인 남성 플로이드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당시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미국 흑인 사회는 경찰의 무자비한 공권력 집행과 인종 차별에 분노하며 거리로 나섰다.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졌고, 약탈과 방화 등 소요 사태로 이어져 현재 미국 사회가 큰 혼란에 빠졌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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