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공공의 적 아닌데…” 청원글 올린 쿠팡맨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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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공공의 적 아닌데…” 청원글 올린 쿠팡맨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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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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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늘하게 바뀐 시선, 너무 힘들어… 그래도 뛴다” 

한 쿠팡맨이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쿠팡을 향한 따가운 시선에 대한 호소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쿠팡 직원의 출입 자제 안내문이 내걸린 아파트까지 등장한 가운데, 한 쿠팡맨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청원 글을 올린 쿠팡맨은 1일 “점점 늘어가는 확진자 수를 보며 가장 기본적인 방역수칙 지키기와 초동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며 “그 동안 이런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노력마저 폄훼되는 것 같아 고심 끝에 펜을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8년 대구 지역 수돗물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던 때를 떠올리며 그 동안 쿠팡맨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해왔다고 털어놨다. 이 쿠팡맨은 “쿠팡에서 판매하는 모든 생수가 거의 전부 대구로 배송됐을 정도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었다”며 “대구 쿠팡맨 모두가 1톤 탑차의 대부분을 생수로 채워도 당일 배송에 한계가 있던 어마어마한 양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타 지역 쿠팡맨들의 출장 도움까지 받아가며 일주일간 생수 배달에만 집중했었던 일화는 아직도 저희에게 큰 자부심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가 폐쇄된 가운데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는 난데없는 호황을 맞았다”며 “주문량 폭증 그 이면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빨리 예전의 자유를 찾고 싶었던 많은 분들의 간절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간절함을 알기에 저희 쿠팡맨은 잠시 쉬는 것조차도 사치라 생각하고 어느 곳이든, 어떤 상황이든 24시간 배송을 멈추지 않았다”고도 언급했다.

또 “몇 개월째 계속되던 쉼 없는 배송에 다들 지쳐갈 때쯤, ‘너무 감사하다’며 한 고객님이 정성스러운 손 편지와 먹을 것 가득한 선물을 줬다”며 “만나는 분들마다 격려해주고 음료수를 챙겨주며 응원해준 덕분에 저희 역시 보람찬 땀을 흘릴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불안한 마음 이해… 방역수칙 빠짐없이 지켜” 

그러나 지금은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한다.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산 여파 때문이다. 그는 “한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는 것도 주저하고 심지어 아파트 내에 공고를 붙여 쿠팡맨은 못 들어오게 막아버렸다”며 “불과 며칠 만에 싸늘하게 바뀐 시선이 지금 당장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다만 “저희 쿠팡맨들은 그럼에도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고객들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쿠팡맨들이 일하는 곳과 코로나19가 발생한 물류센터와는 관련이 없다. 이 쿠팡맨은 “전국 각지에 배송을 위한 캠프가 40군데 넘게 있는데, 캠프는 저희 쿠팡맨들이 배송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며 “물류센터와는 전혀 관련된 위험성이 없고,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올해 초부터 모든 캠프는 관리자들의 공지 아래 출퇴근시 발열체크,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쿠팡카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하루도 빠짐없이 지켜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런 방역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계속되는 확진자 발생과 언론 보도로 인해 불안한 마음이 크겠지만 응원과 격려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범죄자처럼 피해 다니며 배송” 또 다른 하소연도 

쿠팡맨의 하소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또 다른 쿠팡맨은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스크 끼고 뛰다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 눈 앞이 핑 돌아 잠시 마스크를 내리다가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람을 만나면 괜히 미안해서, 아니 눈치가 보여서 다시 마스크를 올리며 숨을 참아야 했다”며 “물량은 많고 시간은 부족해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고 글을 썼다.

그는 “그래도 어떤 고객님의 감사하다, 고생이 많다는 한 마디에 하루 피로가 싹 녹고 성취감도 느껴지고 일이 즐거웠다”면서도 “몇 개월 전만 해도 당신들 덕분에 사재기 없이 편하게 물건을 받는다더니 이제는 사회 악 취급을 하는 이중성에 화도 났다. 어제 오늘은 사람들 없을 때 피해 다니며 범죄자처럼 배송 다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 마음이 너무 공감돼서 누구에게도 화를 낼 수 없어 속이 미치겠더라. 특히 아기 엄마들 얼마나 걱정이 많겠냐”고 공감했다.

또 쿠팡맨들을 향한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공유하며 “저는 먹고 살아야 하기에 내일도 나간다. 죄인처럼 숨어 다니며 배송하겠지만 그래도 마음은 한결 편하게 잘 수 있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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