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서 약탈ㆍ방화 등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인종 차별 시위가 확산하면서 한인 교포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위가 처음 시작된 미네소타주(州)에서 잡화상을 운영하는 안대식씨는 1일 CBC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녁 9시에 (가게에) 도착을 했더니 이미 옆 가게들은 몇 개가 깨져서 약탈을, 강탈을 당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안씨는 이어 “우리 가게는 출입문이 깨지지 않아서 지키고 있었는데 새벽 1시 정도에 중년 남자들이 와서 망치로 유리문을 깼다”며 “많은 사람들이 가게 안에 들어가서 물건을 집어가고 나왔다”고 했다.
평소 얼굴을 알고 지내던 손님들까지 약탈에 가담했다는 설명이다. 안씨는 “망연자실해서 주차장에서 기다리는데 나를 아는 손님이 오기에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그랬다”고 했다. 상대 손님은 ‘사태가 그러니까 자기도 어쩔 수 없이 그랬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안 씨는 이어 “(이 손님이 가게에서)물건을 가지고 나온 것을 나한테 돌려주고 ‘네 거니까 네가 가지고 가라, 미안하다’”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현지 경찰도 무용지물이었다고 털어놨다. 안씨는 “911에 전화를 해도 전화를 거의 받지 않았다”며 “겨우 소방차가 와서 불을 진압을 했는데 다시 또 불이 또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경찰들에게 우리가 재산 피해를 보는데 경찰이 지켜주지를 않는다고 따졌더니 자기네들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3만5,000명, 애틀랜타는 10만 명 규모에 달한다. 31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와 애틀랜타 지역에서 각각 5건과 2건의 약탈 및 방화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주로 의류 및 미용용품 상점들로 일부 상점의 경우 방화로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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