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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데니스로드먼 통해 김정은 접촉, 대륙 간 철도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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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단독] “데니스로드먼 통해 김정은 접촉, 대륙 간 철도 사업 추진”

입력
2020.06.01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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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 김봉현’ 업무수첩엔 뭐가 있나 보니…황당한 사업 구상도 

본보가 입수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13년~2014년 작성한 업무수첩 8권. 이 중 7권은 성인 손바닥 만한 크기로 하루 일과ㆍ장부 등 기록을 담고 있다. 나머지 1권은 당시 운영하던 회사와 관련된 업무수첩으로 A4용지 사이즈다.
본보가 입수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13년~2014년 작성한 업무수첩 8권. 이 중 7권은 성인 손바닥 만한 크기로 하루 일과ㆍ장부 등 기록을 담고 있다. 나머지 1권은 당시 운영하던 회사와 관련된 업무수첩으로 A4용지 사이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46ㆍ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쓰던 업무수첩은 성인 손바닥 만한 크기로 권당 70~80쪽 분량의 기록을 담고 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8권의 업무수첩은 2013년 2월 7일부터 2014년 12월 18일까지 2년 간의 기록으로, 김 전 회장의 사업 초기 메모지만 이미 라임과 같은 대형 금융사에 대한 구상이 담겨 있다.

업무수첩 맨 앞쪽에는 김 전 회장의 집주소와 가족의 한글ㆍ한자 이름, 은행 계좌번호 등 인적사항이 빼곡히 적혀있다. 일부 수첩엔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찍은 김 전 회장의 사진도 담겨있다. 온라인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한 항공사 회원번호, 온라인 쇼핑몰 아이디ㆍ비밀번호 등도 자필로 모조리 적어놨다.

당시 S타일 회사를 운영하던 김 전 회장은 업무수첩에 하루 일정을 깨알처럼 기록했다. 수첩의 뒷부분은 최소 10원 단위까지 기재된 돈 거래 장부로 구성돼있다. 누구에게 얼마를 주고 받았고, 빌려준 돈 중 얼마를 받지 못했는지 날짜 별로 적혀있다. 당시 김 전 회장과 가장 많이 돈 거래를 한 인물은 같은 교회에 다니는 김모 집사다. 그는 김 전 회장이 지난해 수원여객 횡령금을 빼돌릴 당시 동원된 회사의 등기상 대표이기도 하다.

업무수첩에는 김 전 회장에게 정관계 인사를 소개시켜준 광주MBC 간부 출신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도 등장한다. 2014년 4월 19일 김 전 회장은 ‘18:50 일식집 도착 (mbc이00 국장 미팅)’이라고 적었다. 이때부터 김 전 회장은 한 달에 1~2번 꼴로 이 대표와 접촉한다. 2014년 8월 26일 김 전 회장은 ‘00일식 도착 - 식사(이00 국장 미팅) 추석선물’이라고 적고 같은 장부엔 ‘이 0 -100만’이라고 기재했다.

김 전 회장의 업무수첩 중 2014년 8월 26일 기재된 내용. 김 전 회장은 당시 이모 광주MBC 국장과 함께 식사한 후 추석선물을 전달했다. 같은 날 장부에는 ‘이 0 -100만’이라고 적은 것을 보면 100만원 상당의 금품이 제공된 것으로 추측된다.
김 전 회장의 업무수첩 중 2014년 8월 26일 기재된 내용. 김 전 회장은 당시 이모 광주MBC 국장과 함께 식사한 후 추석선물을 전달했다. 같은 날 장부에는 ‘이 0 -100만’이라고 적은 것을 보면 100만원 상당의 금품이 제공된 것으로 추측된다.

김 전 회장은 이때부터 라임과 같은 자산운용사 인수를 꿈꾸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2013년 9월 29일 기록에서 '자산운용사 인수, 금융기관을 통한 펀드 조성 후 사업 추진’이라는 계획을 적어놨다. 실제로 6년 뒤 김 전 회장은 환매 중단 상태인 라임을 인수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김 전 회장의 업무수첩 중 2013년 9월 29일 기재된 내용.
김 전 회장의 업무수첩 중 2013년 9월 29일 기재된 내용.

업무수첩에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다소 황당한 사업 계획도 담겨있다. 김 전 회장은 ‘데니스로드먼과 같은 김정은 측근인사를 통한 북한 의사 타진 후 대륙 간 철도 사업 추진’이라는 계획을 구상했다. ‘체제유지에 위협요소가 아닌 것을 설득해 북한 경제가 회생할 수 있는 기회임을 확인시켜줌’이라는 구체적 방안도 담겨있다. 김 전 회장 측근들은 “김 전 회장은 예전부터 여러 사업들에 대한 욕심이 상당히 컸다”고 입을 모았다.

글ㆍ사진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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