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으로 인한 항의 시위, 현지서 닷새 째 확산
외교부 “현지 체류 교민들 신변 유의 당부”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체포 과정에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인 상점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현지 교민들에게 시위현장 접근을 자제하고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 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 중”이라며 “현재까지 미네소타주 내 일부 한인 상점들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29일에도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인종차별 시위 격화 관련 안전공지’ 를 게시하고 “해당 지역 내 체류 또는 방문 중인 우리 국민들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고 시위 지역으로 접근을 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비무장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내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한 흑인 사망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지에서 시위는 점차 폭동 사태로 비화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등에서는 상점이 약탈 당하고 수십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시위는 미니애폴리스, 세인트폴을 포함해 뉴욕, LA, 멤피스 등 지역에서 격화하고 있고, 미네소타 주지사는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주 방위군 소집명령까지 내린 상태다. 현재 주미대사관과 각 지역 총영사관은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안전문자 등을 통해 시위현장 접근 자제 및 신변 안전 유의를 권고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네소타주는 30일(현지시간) 저녁부터 미니애폴리스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들을 폐쇄하고, 치안 인력을 세 배로 늘렸다. 미네소타뿐만 아니라 조지아, 오하이오, 콜로라도, 위스콘신, 켄터키 등 6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서도 치안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LA와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덴버, 콜럼버스, 신시내티 등에서는 이날 밤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외교부는 “지역 한인단체 등과 비상 연락망을 유지하면서 우리 국민 피해 상황 파악 및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피해 발생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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