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울산 영장 기각하며 “증거 적법성” 언급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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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울산 영장 기각하며 “증거 적법성” 언급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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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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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캠프 측 “검찰이 변호인 접견 막아 절차 위법했다” 주장

검찰 “변호사 한명이 뇌물 수수ㆍ공여자 모두 대리 못 해” 반박

송철호 울산시장이 20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계층 추가지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울산=뉴스1

뇌물 수수 의혹을 받는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 캠프 관계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유가 검찰의 위법한 증거 수집 절차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원은 매우 이례적으로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증거의 적법성’을 언급했다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9일 송 시장의 2018년 지방선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김모(65)씨, 울산의 중고차 거래업체 대표 장모(62)씨의 구속영장을 각각 기각하면서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들에 의해서는 구속할 만큼의 피의사실이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8년 6월과 올해 4월 장씨의 영업부지를 용도 변경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통상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 △도망의 염려가 없다 △다툼의 소지가 있다 등의 사유를 언급하는데, 이번처럼 증거의 적법성을 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법원의 기각사유를 두고 캠프 측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핑계로 피의자들이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며 “그런 식으로 받은 피의자 진술이 위법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김씨와 장씨의 변호를 동시에 맡은 심규명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체포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제한했다”며 “특히 뇌물공여 혐의로 체포된 장씨의 변호인 조력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심 변호사 한 사람이 뇌물 수수 피의자(김씨)와 뇌물 공여 피의자(장씨)를 모두 대리하는 것은 변호사법에 규정된 ‘쌍방대리 금지 규정’을 어긴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여자 진술이 주요한 증거가 되는 뇌물 사건에서 변호인이 동일하면,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서로 입을 맞춰 사실과 다르게 진술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법원이 밝힌 영장 기각 사유나 변호인의 위법 증거 수집 주장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뇌물 수수 피의자와 뇌물 공여 피의자가 같은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서로 간의 이해충돌만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변호인 선임권은 당사자(피의자)에게 있기 때문에 양쪽 당사자가 변호인을 선임할 의사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변호인의 조력 받을 권리는 헌법상 권리이기 때문에, 수사의 필요성을 이유로 수사기관이 이를 임의로 판단해 제한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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