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ㆍPC방ㆍ노래방 운영자제 권고 늦은 감 있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정부가 수도권 지역 공공부문의 방역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을 두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방역 상황을 조이지 않으면 파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에서 지금 조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처럼 얘기하면서 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고 얘기하는 건지 솔직해야 한다”며 “등교 수업이 시작된 학교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고3 학생들은 중요하니까 등교는 유지하되 나머지 영역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때라고 얘기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국민이 알아서 동참했던 부분이 상당히 컸고, 회사들의 재택근무도 자발적 동참이었다”며 “오히려 그런 부분들을 강조해서 메시지를 명확하게 표현을 했어야 한다”고 정부 발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 학생들의 등교수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쿠팡에서 감염된 분들이 가족들에게 옮기고 그 가족들이 주변 친구들에게 옮기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도 (옮기는) 일부 사례가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들이 수도권 내에서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등교 수업마저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언제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정부가) 학원이나 PC방, 노래방 등 학생들이 많이 가는 곳에 최대한 (운영자제)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얘기했는데 학교를 보호하기 위해서 시도돼야 되는 부분들은 고3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했을 때 이미 강화가 됐었어야 한다”며 “확진자 수가 늘어나니까 이제 시행해서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어제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핵심적인 경제 상황과 학교를 제외한 많은 영역에 있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서 열심히 했던 것처럼 국민이 노력해야 수도권 내에서 2주 이내 환자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