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쿠팡 신선물류센터 부천점(부천 물류센터) 근무자들이 확진자가 나온 24일에도 확진자가 일을 한 층을 제외하고 다른 층들은 정상 가동됐다고 말했다.
27일 경기 부천종합운동장 부설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A(20대)씨는 “24일 센터 5층과 6층에서 일했는데, 2층에서 확진자가 나와 방역을 하고 물건을 하역하지 않는다고 했다”라며 “다른 층은 잘 돌아가길래 괜찮은 줄 알았는데, 갑자가 회사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가 격리를 하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센터 내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간간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남성 근무자는 “직원들 대부분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일을 했지만 더러 벗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식당 등에서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았고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도 봤다”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 시설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거나 최소화했지만, 부천 물류센터의 경우 이태원 클럽 사태 초기부터 확진자가 발생했다”라며 “물류센터 내에서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24일 확진자가 나온 이후 근무자들을 조기 퇴근시키고 전체 방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재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으로,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가운데 첫 확진자는 지난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인천 142번 확진자인 A(43여)씨다. 그러나 그는 또 다른 집단 감염이 발생한 부천시 라온파티 뷔페를 지난 9일 방문한 것으로 파악돼 앞서 인천시가 뷔페 확진자로 분류했다. A씨를 제외하면 부천 87번 확진자인 B(34여)씨가 첫 확진자가 된다. 그는 지난 23일 오후 1시 41분 부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담 검사를 받고 다음날 오전 7시 5분 확진됐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한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6명인데 이후에도 서울, 인천, 경기 등지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물류센터가 있는 부천시와 인접한 인천시 경우 이날 오전 10까지 관련 확진자가 14명이었으나 이후 16명이 추가돼 현재 30명(근무자 22명)에 이른다. 부천시에서도 이날 오후 1시까지 5명이 추가 확진됐는데, 모두 물류센터 근무자였다. 서울 강서구와 구로구, 은평구, 경기 김포시, 고양시 등지에서도 물류센터 근무자나 그 가족이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중대본은 이날 “계속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부천시보건소와 오정보건소 외에 부천종합운동장에 추가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물류센터 근무자 등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까지 확인된 물류센터 관련 검사 대상은 4,015명으로, 어제까지 1,822명이 검사를 받았다”라며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에 의하면 이른바 ‘인천 학원강사’에서 시작된 감염경로인 라온파티 뷔페에서 9일 아르바이트를 했던 분(A씨)이 12일 물류센터에서 일하면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