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코로나 잊어버린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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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코로나 잊어버린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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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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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은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뉴포트비치 해변가가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포트비치=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 완화와 맞물린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연휴에 야외로 몰려나온 미국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무시하면서 감염 재확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실제 주말 새 일부 지역의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는 등 곳곳에서 봉쇄 해제의 후폭풍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CNN방송은 25일(현지시간) “연휴 기간 많은 미국인들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까맣게 잊은 듯한 행태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주말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연휴 동안 플로리다주(州)와 메릴랜드ㆍ조지아ㆍ버지니아ㆍ인디애나주 등의 해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광객들이 팔꿈치가 맞닿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원과 각종 경기장도 많은 인파로 붐볐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앨터머호의 자동차 경주장을 찾은 한 시민은 CNN에 “집에 갇혀 지내는 생활에 지쳤다”면서 “바이러스가 조금도 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자택에 격리돼있던 미국인들이 외부활동을 재개하면서 덩달아 총기 사건도 늘었다. 이번 연휴 동안에만 일리노이ㆍ사우스캐롤라이나ㆍ플로리다ㆍ미주리주 등 전역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아직 경계심을 늦출 단계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앨라배마를 비롯한 18개 주에선 신규 감염자 수가 여전히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지난 일주일 새 메릴랜드ㆍ버지니아ㆍ네바다 등 11개 주에서 신규 환자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1일 연속 감소 중이던 수도 워싱턴의 신규 환자 수도 연휴인 23, 24일 다시 급증했다.

특히 대도시에서 많은 희생자를 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서서히 시골지역으로 주무대를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가 시골의 농장, 육류 가공 공장, 벽지의 교도소 등을 새로운 최전선으로 삼고 있다”며 “이들 지역 주민은 도시 거주자보다 가난하고 나이가 많고 당뇨ㆍ비만 등 질환에도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필수업종으로 지정해 재가동한 육가공 공장들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확진자 현황조차 공개하지 않아 감염 대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각 지방정부는 추가 단속 카드를 꺼내 들었다. 휴스턴은 술집이나 식당의 인원 제한을 단속하기로 했고, 뉴저지의 해안도시 케이프메이는 해변 출입 인원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위반 규모에 비해 법 집행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스티븐 리드 시장은 “성급한 봉쇄 완화가 사람들에게 ‘이제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내 사망자가 10만명에 육박한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며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그는 23, 24일 이틀 연속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골프장 ‘트럼프 내셔널’을 찾아 마스크 없이 라운딩을 즐겼다.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공개행사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칩거 10주만에 이날 현충일 헌화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검은색 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내내 다른 참석자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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