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의 지형도마저 흔들었다. 코로나 진단키트 제조업체 등 바이오 기업과 비대면 관련 업체들이 대약진에 성공한 반면 전통 제조업체들은 시총 순위에서 밀렸다.
26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시총 100대 기업을 지난 1월 2일과 이달 22일을 기준으로 각각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시총 규모는 1,182조원에서 8.5%(100조원) 줄어든 1,082조원으로 집계됐다. 기업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오히려 성장세로 시총 순위를 높인 기업도 눈에 띄었다. 바이오 기업과 2차 전지, 비대면 관련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선 바이오 기업 ‘씨젠’의 경우 시총 220위에서 69위로 급상승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로 주목 받으면서, 시총이 8,119억원에서 254% 증가한 2조8,778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연초 대비 시총이 가장 크게 오른 기업으로 기록됐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 ‘알티오젠’은 195위에서 72위로, 셀트리온제약은 148위에서 66위로 각각 상승했다.
이 밖에 2차 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180위→98위) 일진머티리얼즈(108위→95위)도 약진했고, 드라마 도깨비를 만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사 스튜디오드래곤(101위→97위), 식음료 기업인 하이트진로(104위→85위) 오뚜기(109위→100위) 등도 시총 100대 기업에 합류했다. 모두 신산업이나 비대면 업종 기업이다.
반면 100위에서 밀린 기업도 8곳이나 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이 88위에서 107위로 추락했고, 대우조선해양(82위→110위) 제일기획(87위→103위) KCC(90위→141위) GS건설(95위→105위) 등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총 상위 10위권에서는 현대모비스(6위→12위) 포스코(9위→16위) 삼성물산(10위→11위) 등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삼성SDI(18위→7위) LG생활건강(12위→8위) 카카오(22위→9위) 등은 ‘톱10’내에 진입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전통 제조업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하려면 이들 기업의 주가가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