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죽음을 ‘영화감독 책임’으로 몬 30대 명예훼손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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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죽음을 ‘영화감독 책임’으로 몬 30대 명예훼손 유죄

입력
2020.05.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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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영화 ‘주홍글씨’ 감독이 배우 이은주씨에게 과도한 노출장면을 반복해서 찍도록 한 결과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3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황여진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모(31)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송씨는 2017년 자신의 회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방문자를 늘릴 목적으로 ‘주홍글씨’의 변혁 감독을 겨냥해 ‘고(故) 이은주 벼랑 끝으로 내몰아 자살하게 만든 영화 감독, 왜 그랬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주홍글씨는 이씨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유작이다.

해당 글에서 송씨는 변 감독이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이씨에게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가 일부러 치명적이고 충격적인 시나리오를 써 캐스팅했고, 노출장면을 33차례나 반복해 촬영하게 했다고 적었다. 이씨가 영화 촬영 후 노출 연기 때문에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이것이 이씨의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변 감독이 이씨를 괴롭히기 위해 영화에 캐스팅하거나 노출 장면을 30여차례 반복해 촬영했다는 등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재판에서 “유력 언론사의 기사나 뉴스를 보고 이 사건 게시글의 내용을 진실이라 믿었다”며 “영화계에 만연한 감독과 여배우 사이의 부당한 강요나 억압을 근절하려는 의도였을 뿐, 명예훼손 의도나 비방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송씨가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일수도 있음을 인식하면서 이 사건 글을 게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송씨의 주장대로 이 사건 게시글은 특정 누리꾼의 말을 인용하는 등의 형식을 취했지만, 전체적인 내용에 비춰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그와 같은 사실이 있었음을 표현한 것으로 봄이 맞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이씨 사망원인을 충분히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송씨가 제시하는 망인의 사망 원인에 관한 인터넷 기사에는 노출연기로 힘들어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소속사 측 입장 등이 실려 있다”며 “충분히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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