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 지수가 넉 달 만에 반등했다.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소비 심리가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보다 6.8포인트 오른 77.6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월 96.9에서 3월 78.4, 4월 70.8로 석 달 연속 지수가 고꾸라지다가 이달 반등에 성공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더뎌진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경제 활동 재개도 이뤄졌다”며 “여기에 재난지원금 지급 등 적극적 재정 정책이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소비자심리지수에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ㆍ생활형편전망ㆍ가계수입전망ㆍ소비지출전망ㆍ현재경기판단ㆍ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심리가 완전히 풀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 달보다는 7포인트 가까이 올랐지만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77.9)과 비슷할 정도로 여전히 낮은 상태다.
이 밖에 취업기회전망지수(63)와 임금수준전망지수(104)도 4월보다 각각 5포인트, 2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물가수준전망지수(131)는 오히려 1포인트 떨어져 2015년 10월(131) 이후 가장 낮았다. 주택가격전망지수(96)의 경우 지난달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한 달 사이 1.8%에서 1.7%로 0.1%포인트 떨어졌고,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1.7%에서 1.6%로 0.1%포인트 낮아졌다.
물가인식 지표는 2013년 1월 이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0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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