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정대협 모금 부끄러웠다… 이유도 모르고 따라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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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정대협 모금 부끄러웠다… 이유도 모르고 따라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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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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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모금방식 문제 제기]

“배고픈데 맛있는 것 사달라 해도, 돈 없어 안 된다 하더라”

“해외 증언활동도 지원 없어” 밝혀… 故김복동 할머니 관련해서도 울분

“고생스럽게 끌고 다니며 이용하고 돌아가시니 뻔뻔하게 가짜 눈물 흘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왕태석 선임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2차 기자회견에서 펼친 주장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모금 활동에 피해자 할머니들을 일방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30년간 이어진 모금 활동을 회상하며 “부끄러웠다”고 한 할머니는 검찰 수사를 통해 정대협의 후원금 유용 진실을 밝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정된 시각보다 40분 가량 늦은 이날 오후2시40분에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할머니는 정대협의 후원금 모집 방식에 직격탄을 날렸다. “1992년 6월 25일 (위안부 피해자) 신고를 할 적에 정대협 윤미향 간사한테 했다. 29일에 모임이 있다 해서 한 교회에 갔더니 어느 선생님이 정년퇴직하고 기부한 돈이라며 100만원을 나눠줬다. 그 때부터 (정대협이) 모금 하는 것을 봤는데 왜 하는지도 모르고 따라다녔다”는 게 할머니의 항변이다.

할머니는 후원금 모금 활동을 “부끄럽다”고도 했다. “(정대협 관계자들이) 선수들이 농구 하는데 기다렸다가 돈 모아주는 것을 받아 오더라”면서 농구선수들의 후원금을 받기 위해 동행했던 일화를 꺼낸 할머니는 “농구 경기하느라 애를 쓰는데 거기 버젓이 앉아서 돈 거둔 걸 받아오고 하니 부끄러웠다”고 회고했다. 당시 모금 활동 직후 할머니가 정대협 관계자에게 “배고픈데 맛있는 것 좀 사달라”고 했지만 정작 관계자는 “돈이 없어 안 된다”며 거절했다는 아픈 기억도 반추했다. “그래도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고, 교회를 가든 어디를 가든 돈을 주면 받으면서 쭉 30년을 해왔다”며 할머니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정대협이 할머니들을 행사에 직접 동원해 성금을 받았음에도 정대협이나 후신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이 후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할머니의 일관된 주장이다.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도 “수요시위에 참석한 학생들 돈까지 받아 놓고 할머니들을 위해선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의연에 다른 경제적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 당한 적이 있나’는 취재진 질문에도 “해외 증언 활동에 있어 정대협 측의 후원금 지원을 받은 적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할머니가 쏟아낸 직격탄으로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연 및 윤 당선인의 후원금 횡령ㆍ배임 혐의에 관한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개인 계좌로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비 등을 모금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할머니는 “정대협이 김 할머니를 고생스럽게 끌고 다니며 이용해 놓고 (돌아가시고 나니) 뻔뻔히 가짜의 눈물을 흘린다”며 “검찰에서 (진실을) 다 밝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대협의 강도 높은 국내외 캠페인 일정에 피해자 할머니들이 과도하게 동원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할머니들의 활동을 지원한 시민단체 관계자 A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수요집회가 끝나고 바로 미국으로 오신 할머니 모습에 피곤함이 역력했다”며 “새벽부터 일어나 수 많은 일정을 소화하시고,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도 주미 일본대사관 수요집회에 하루 종일 참석한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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