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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거린 할머니… 취재진 몰려 장소 두번이나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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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거린 할머니… 취재진 몰려 장소 두번이나 변경

입력
2020.05.25 18:44
수정
2020.05.25 19:3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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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예정 찻집 아침부터 북새통… 호텔로 옮겨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도 참석해 관심있게 보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대구=왕태석 선임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대구=왕태석 선임기자

이용수(92)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열린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은 북새통을 방불케 했다. 취재진만 200여명이 몰렸고, 일부 유튜버들까지 합세해 현장 상황을 방송했다. 당초 예정됐던 기자회견 장소가 비좁아 모두를 수용하기 어려워 2차례나 급히 변경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인터불고호텔 입구에서는 한 시민단체가 ‘수요집회 국민 성금 한 줌 의혹 없이 밝혀라’,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 이실직고 하라’, ‘실체적 진실 즉각 규명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예정시간을 조금 넘긴 이날 오후 2시40분쯤 할머니는 호텔에 도착한 뒤 휠체어를 타고 호텔 측 직원들이 경호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했다. 지난 7일 첫 기자회견 때보다 수척해진 모습의 할머니는 단상에 올라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그 동안 겪은 세월이 북받쳐 오르는 듯 회견 도중 울먹거리거나 이날 참석하지 않은 윤미향 대표에 대해서는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외신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요미우리신문 기자는 질문 기회를 얻어 할머니에게 “2015년 위안부 합의 때 윤미향 대표가 다른 할머니에게 돈을 받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할머니는 “당시 돈이 나왔는지에 대해서 나에게는 비밀로 했다”며 “누가 받는지 안받는지도 몰랐고, 나는 돈을 받는 것에 대해 모두 반대했다”고 답했다.

주최 측은 당초 예정됐던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 취재진들이 몰리면서 회견 장소를 두 차례나 변경했다. 취재진은 기자회견장 출입을 위해 선착순으로 입구에 붙은 A4용지에 이름을 적어 넣어 넣기도 했다.

기자회견 장소였던 죽평 찻집은 할머니의 의중이 반영됐지만 이 곳에 오전부터 200명이 넘는 취재진들이 몰려 때아닌 교통 혼잡을 겪었다. 찻집 주변에 차량과 인파들로 뒤섞여 혼잡한 모습을 보이자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과 등산객들이 “무슨 일 있나”며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주최 측은 인근 공원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낮 12시40분쯤 장소를 수성호텔로 변경한 뒤 15분쯤 후인 12시55분쯤 인터불고호텔로 다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장소를 공지 받지 못한 취재진들이 호텔수성에서 기다리다 급히 인터불고 호텔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찻집은 지난 7일 이 할머니가 ‘수요집회 불참’과 ‘정의연 자금사용 의혹’ 등을 처음 제기한 곳으로 평소 할머니가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서혁수 정신대할머니를위한시민모임 대표는 “죽평 찻집은 당초 할머니가 원하는 장소였지만, 보다 많은 취재진들을 수용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장소를 변경하게 됐다”며 “할머니가 빠른 시일 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서혁수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가 25일 낮 12시55분쯤 대구 남구 한 찻집 입구에서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기자회견 장소를 인터불고호텔로 변경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서혁수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가 25일 낮 12시55분쯤 대구 남구 한 찻집 입구에서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기자회견 장소를 인터불고호텔로 변경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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