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정 업체 위해 사진 조작…” 나눔의집 공사 몰아주기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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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정 업체 위해 사진 조작…” 나눔의집 공사 몰아주기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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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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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간격 사진인데 파일 생성은 같은 날짜 

 공익제보자들 “옷 갈아입고 두 번 찍었다” 

2016년(오자로 추정) 7월 6일 진행된 나눔의집 역사관 공개입찰 현장 설명회(왼쪽 사진)와 6일 뒤인 12일 열린 최종낙찰자 선정 설명회 사진. 관계자들은 다른 옷을 입고 있지만 두 사진 원본 파일은 생성일자가 같다. 독자 제공

후원금 유용이 적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주거복지시설 나눔의집이 과거 전시관 공사 당시 공개입찰을 한 것처럼 사진 등을 조작해 주무관청인 경기 광주시에 보고한 정황이 드러났다. 나눔의집 내부고발 직원들은 “시 보조금 승인을 받기 위해 서류를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5일 나눔의집 공익제보 직원들에 따르면 운영진은 2017년 ‘나눔의집 유품기록관 및 추모관 건립공사 중 내부전시 시설공사’에서 유착 의혹이 있는 업체 N사를 5억1,000만원에 낙찰했다. 최종적으로 이 공사에는 도비 5억5,000만원이 보조금으로 지급됐다.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지침은 보조금 지원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공사계약을 체결할 경우 국가종합전자조달 홈페이지 ‘나라장터’를 활용하는 등 공개입찰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했다. 보조금을 받는 법인은 입찰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참가하는 현장 설명회와 입찰 심사 뒤 최종 낙찰자 선정 이유를 입찰자에게 밝히는 선정 설명회를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에는 최소 2일 이상이 걸린다.

그러나 2017년 7월 12일 하루 만에 현장 설명회와 선정 설명회를 끝마치고도 이런 절차가 약 1주일 동안 진행된 것처럼 조작된 정황이 포착됐다. 공익제보 직원들에 따르면 7월 12일 N사 대표 A씨와 모인 자리에서 나눔의집 운영진은 ‘7월 6일’이 적힌 A4 용지를 건설현장 앞에 붙인 채 현장 설명회 사진을 찍었다. 그 후 사무실로 이동해 ‘7월 12일’을 적은 A4 용지로 선정 설명회 사진을 재차 촬영했다. 이 자리엔 나눔의집 전 사무국장 K씨와 이사인 조계종 B 스님 등이 참석했다. A씨와 K씨 등은 옷을 갈아입는 치밀함도 보였다. 나눔의집 운영진은 이 사진들이 ‘공개입찰 증빙 자료’로 첨부된 보고서를 광주시에 보냈지만, 본보가 입수해 확인한 두 사진 원본 파일은 생성된 날이 2017년 7월 12일로 동일했다.

게다가 사무국장 K씨의 수첩에는 ‘7월 12일 오전 현장 설명회 사진건’이란 메모가 기록돼 있다. 당시 상황을 옆에서 지켜본 나눔의집 공익제보 직원은 “이 사진들은 모두 하루 만에 찍은 것”이라고 증언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가 사업비 지급을 위한 사전 승인용인지 사후 증빙용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도 “작은 크기의 사진이 첨부돼있는 등 조작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2016년 7월 작성된 나눔의집 전 사무국장 K씨 수첩 내용. 6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현장설명회가 12일 진행됐다(빨간박스)고 기재돼있다. 독자 제공

공익제보 직원들은 사진 조작이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꼼수’였다고 주장한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가로수 류광옥 변호사는 “실제로는 N사와 일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면서 공개입찰을 통해 입찰자 선정 과정을 거쳤고 낙찰 업체 설명회까지 있었던 것처럼 사진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N사는 2019년까지 나눔의집 역사관 관련 사업 대부분을 입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눔의집 운영진은 2017년부터 최근까지 나눔의집 공사를 수주하며 단 한 번도 나라장터에 공시하지 않았다.

공익제보 직원들은 지난 3월 나눔의집 운영진이 용역사업을 특정 업체에게 몰아주고, 사업비를 부풀려 지급했다며 수원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나눔의집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확인 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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