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복용 중이라고 밝힌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워싱턴=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렘데시비르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대조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나온 반면 도널드 트럼프가 ‘신의 선물’이라 추천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치료 효과는커녕 오히려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확진자 그룹 중 18%가, 클로로퀸을 처방받은 그룹 중 16.4%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반면 항생제를 처방받거나 아무 약도 받지 않은 대조군까지 모두 합친 전체 환자의 사망률은 9%에 그쳤다.  이번 실험은 코로나19로 671개 병원에 입원한 환자 9만6,032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는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자들의 사망 위험이 오히려 더 높다는 얘기로, ‘신의 선물’ㆍ‘게임체인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찬과 상충하는 셈이다. 논문 주저자인 미국 보스턴 브리검 앤드 여성병원의 맨디프 메흐라 박사는 “코로나19 환자에게 클로로퀸이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활용한 치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 대신 우리의 연구 결과는 클로로퀸이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심각한 심장 질환과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정반대의 연구결과를 보였다. 이날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한 ‘동료 검토 자료’를 통해 “렘데시비르가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며, “보조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만 인공호흡기는 필요하지 않은 초기 감염자에게 가장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NIH는 이어 “이번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약 받은 환자가 위약을 투약받은 환자에 비해 회복 시간이 31% 더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검토 결과 보고서에서 “우리의 연구 결과는 폐질환이 진행되기 전 코로나19 환자를 확인해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한다”고 적었다. 이들은 “렘데시비르를 사용했음에도 사망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치료제가 코로나19의 다른 치료제와 결합될 때 더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코로나19에 대비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 넘게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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