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김예지 당선자의 ‘눈’…좌석 안내 후 엎드려 대기 
 ‘안내견 회의장 출입금지’ 국회 관행 깨고 첫 발 내디뎌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 출입이 허용된 맹인 안내견 ‘조이’가 김예지 당선자와 함께 20일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4ㆍ15 총선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예지 당선자의 눈인 래브라도 안내견 ‘조이’(4세ㆍ수컷)가 20일 본회의장에 첫 등장하면서 눈길 끌고 있다. 견공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김 당선자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 조이와 함께 참석했다. 조이는 김 당선자를 본회의장 좌석으로 안내하고, 문희상 국회의장이 특강을 하는 동안 조용히 그 곁에 엎드려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동안 국회는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안내견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근거로는 국회법 규정 중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라는 148조와 ‘회의장에는 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 그 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과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는 출입할 수 없다’는 151조가 거론됐다.

해당 조항들은 명확히 안내견에 대한 조항은 아니다. 아울러 장애인복지법 40조와 장애차별금지법 4조는 안내견은 대중교통 이용은 물론 공공장소, 숙박시설, 식품접객업소에도 출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관행적으로 안내견의 출입을 금지해왔다. 이 때문에 앞서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 금배지를 달았던 2004년 당시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은 안내견이 아닌 보좌진의 도움을 받아 본회의장을 오가기도 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 출입이 허용된 맹인 안내견 ‘조이’가 김예지 당선자와 함께 20일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그러나 김 당선자는 당선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자 동반 생명체 역할을 하는 존재이지,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이 아니다”라며 “국회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변화의 시작점이자 사회적 이슈를 생산하고 함께 고민을 나누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조이의 본회의장 출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국회의장의 허가로 조이는 최초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안내견이 됐다.

국회사무처 등은 전례가 없는 만큼 조이의 대기와 위생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의 경우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장관을 지내기도 한 데이비드 블런킷 노동당 의원은 안내견과 함께 하원 본회의장에 참석하곤 했다. 당시 보수당 의원이 연설할 때 안내견이 구토를 하는 등 돌발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이내 의회 마스코트로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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