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 여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 입구에서 열린 민방위훈련을 참관하면서 장세동 경호실장(왼쪽)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장 실장은 군 출신임을 과시하듯 당시 훈련에 군복을 입고 나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1.jpg)
![1975년 4월 영일만 특수사방사업지역을 시찰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현황보고를 받은 후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뒤쪽으로 차지철 경호실장이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2.jpg)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유연상 신임 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경호처장(이전 경호실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래적이다. 왕태석 선임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3.jpg)
청와대가 19일 신임 경호처장 임명장 수여식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유현상 신임 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고, 유 처장의 가족이 참석해 이를 지켜봤다. 경호처장 임명장 수여식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첫 공채 출신이자 내부 승진 경호처장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18명의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경호처장(과거 경호실장) 중 내부 발탁 인사는 유 신임 처장과 주영훈 전 처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염상국 실장 등 3명뿐이다. 과거 군사정권의 장기 집권으로 인해 경호실장 중엔 군 출신이 13명으로 가장 많다. 경호실 내부 출신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경찰 출신이다. ‘대통령의 그림자’답게 과거 대통령들이 남긴 사진 속에서도 역대 경호실장들이 자주 등장한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장기간 집권한 데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군 출신이다 보니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의 신변을 책임지는 경호실장 자리는 자연스럽게 군 출신 심복들의 몫이 됐다.
2대 박종규 실장은 대통령 신체에 대한 경호와 더불어 ‘대통령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심리경호’를 시작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누구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권총을 겨누는 바람에 ‘피스톨 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역시 군 출신인 3대 차지철 실장은 최고 권력자와의 밀접한 관계임을 내세워 경호 업무 외에 국정에까지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호실장에 의한 일종의 ‘국정농단’이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968년 4월 17일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도착한 박정희대통령을 경호하고 있는 박종규 2대 경호실장. 박 실장은 대통령의 신체를 경호하는 것을 넘어 ‘심리경호’을 처음 도입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4.jpg)
![1961년 5월 16일 쿠데타 당일 아침, 박정희 당시 소장 옆에서 경호를 하고 있는 차지철(오른쪽)당시 공수부대 대위. 첫 경호임무에서 박 대통령에게 눈에 띄어 박종규 경호실장에 이어 3대 경호실장이 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5.jpg)
![1981년 당시 전두환 전대통령이 청와대 입구에서 열린 민방위훈련을 참관하며 군복을 입은 장세동(왼쪽) 경호실장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장 실장은 ‘심리경호’를 넘어 대통령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심기경호’을 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6.jpg)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 실장은 ‘심리경호’를 넘어 대통령의 심리적 안정을 미리 살피는 일명 ‘심기경호’를 폈다.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나 언행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호실장이 미리 차단하고 응징하는 ‘과잉경호’였지만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장 실장이 ‘실세’라는 인식이 각인되면서 국정에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
역대 군 출신 경호실장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다. 장관급인 경호실장 자리를 차관급으로 격하시켰고,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에는 ‘경호 전문화’를 위해 경찰청장 출신 김세옥 실장을 발탁했다. 노 전 대통령은 두 번째 경호실장으로는 경호실 출신인 염상국 실장을 임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군 출신인 김인종 실장을 임명했고, 이어 경찰 출신 어청수 실장을 발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군 출신 박홍렬 실장을 임명하면서 경호실장 직급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다시 격상시켰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식을 마친 후 박흥렬(오른쪽) 경호실장 등과 함께 청와대 본관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7.jpg)
![2009년 4월30일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소환 길에 오른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 봉하마을을 떠나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을 당시 변호사인 문재인 대통령과 주영훈(왼쪽 첫 번째) 전 경호처장이 따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8.jpg)
![그림 82017년 5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를 나와 주영훈(왼쪽) 경호처장과 여민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19.jpg)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경호실 가족부장으로서 관저 경호를 담당하다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부부를 경호한 주영훈 전 처장을 발탁했다. 1984년 경호관 공채 출신인 주 전 처장은 ‘노무현의 호위무사’로 불리기도 했다. 이번에 임명된 유 신임 경호처장은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내실 있게 추진해 대통령 경호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내부조직의 혁신과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경호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역대 경호실장의 평균 임기는 3년 7개월가량이다. 최장 임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경호한 안주섭 실장으로 1998년 2월 25일부터 2003년 3월 3일까지, 대통령 임기 내내 경호실장 직을 수행했다.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 당시 박상범 실장의 경우 1993년 2월 25일에서 1994년 12월 24일까지 1년 10개월로 임기가 가장 짧았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유연상 신임 경호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연상 경호처장 부인인 안현미 씨. 유연상 신임 경호처장은 대통령 경호실이 공개채용을 시작한 1988년 이후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호처장까지 올랐다. 왕태석 선임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5/19/202005191583091727_2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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