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생기면서 기다림을 배우게 됐어요. 급하게 사는 것보다 괜찮은 거 같아요.”
낙상사고로 하루 아침에 장애인이 됐습니다. 6년 전인 2014년, 그의 나이 27세 때였습니다. 외국계 패션기업 인턴 종료 후 정규직 취업 소식을 접하고 축하 파티를 하던 중이었죠. 경추뼈 골절로 인한 전신마비 판정.
악착같이 재활을 했습니다. 여전히 쇄골 뼈 밑으로는 감각이 없지만 휠체어에 앉아 생활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 2월 유튜브 채널 ‘위라클(weracle, 위+미라클)’을 개설했습니다. 박위(33)씨는 그렇게 휠체어를 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됐습니다.
박씨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실생활에 보다 쉽고 빠르게 적응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해요. 휠체어를 타고 샤워하는 방법, 휠체어를 탄 채 소변줄(카테터)을 이용해 소변 보는 법을 소개합니다. 그는 “병원에서 배우는 걸로는 실생활에 적용하기 굉장히 어려웠다”며 “직접 부딪히면서 실패를 많이 하다 보니 앞길을 제시해줄 선배가 있었다면 좀 더 빠르게 재활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유튜브를 통해 바로 그 ‘선배’의 역할을 자처한 셈입니다. 소소해 보이지만, 구독자는 1년여만에 10만명이 넘었습니다. ‘내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유’라는 영상은 조회수 135만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물론 박씨도 처음부터 열린 마음을 갖고 있던 건 아닙니다. 다치기 전까지만 해도 장애에 관심도 없었고, 전혀 알지도 못했어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동정의 시선만 있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장애를 직접 겪으면서 180도 달라진 건데요. 한국일보가 박씨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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