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S방역이 K방역 성공 이끌어… 지방자치권 확대하면 더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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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S방역이 K방역 성공 이끌어… 지방자치권 확대하면 더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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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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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사태, 지자체의 재발견 

 현장 진두지휘는 지방정부 역할 

 대안 제시해 전국화하는 시스템 

 이태원 익명검사는 일종의 ‘햇볕정책’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중구 시청사 시장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 시장은 “40만여 가구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든지 신혼부부 임대보증금 지원 등을 했지만 ‘쪽방촌’을 비롯한 주거문제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수도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지휘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방정부가 현장의 상황을 가장 민첩하게 파악하고 대안을 중앙정부에 제안해 전국화하는 시스템이 계속돼왔다”며 “지방에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주면 이번 방역처럼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과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20 전국지방자치단체 평가’ 1위를 계기로 15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치입법권, 조직권도 없는 비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바꾸면 국가경쟁력에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새로운 세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개, 익명검사 등 서울시의 코로나19 방역(S방역)이 세계가 극찬한 ‘K방역’의 기초가 됐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정부가 더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박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방정부의 역할을 인정하고 전국화하는 국가 본연의 역할을 잘했다”면서 자치입법권 등 실질적인 지방정부 권한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시장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됐는지 모르는 일본 도쿄, 관 만들고 무덤 파는 게 일이 된 미국 뉴욕과 달리 서울은 과학적 방법을 총동원해 도시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서울은 병원과 노인요양시설부터 사수해 사망자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 문 대통령의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언급과 관련해 “전면적인 도입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단계적 도입’은 사회적 합의를 말씀하신 것이다. 가장 어려운 시기인 지금이야말로 도입할 기회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올해 1월20일 이후 4개월 가까이 비상방역 ‘전투’중인 박원순 시장은 시청 6층 집무실 곳곳에 확진자 발생 모니터를 켠 채 평소보다 수척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박 시장은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다”며 “이제는 세계의 표준이 되는 국가, 표준 도시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이미 그 길을 걸어왔고,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가 한국에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인터뷰=박석원 지역사회부장


 

 _코로나19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코로나19라는 재난은 같은 시기에, 모든 국가에 떨어진 숙제다. 똑같이 받은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향후 세계무대에서 각국의 입지와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 K방역이 극찬을 받고 있지 않나. 우리는 다른 모든 영역에서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_지방에 권한이 확대되면 코로나 방역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단호한 어조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가의 귀환, 지방자치단체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가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것이고, 지방정부가 이 코로나 방역을 잘 이끌어왔다는 뜻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정부는 현장이 없다. 현장은 지방정부가 다 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정부의 그런 역할을 인정하고, 전국화하는 국가 본연의 역할을 잘했다. 지방자치 시대 사반세기가 지났지만 자치입법권은 없고, 조직권도 없다. 지방정부에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 주면 이번 방역에서 나타난 것처럼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과 변화가 엄청나게 일어날 수 있다. 지방도시의 변화는 곧 국가 경쟁력의 든든한 디딤돌이 된다.”

 

 _‘K방역’의 몸통이 된 ‘S방역’을 설명해달라. ‘익명검사’를 통해 이태원을 방문하고도 숨은 젊은이들을 선별진료소로 이끌었다. 

“일종의 햇볕정책이었다. 통신사 기지국 접속자, 신용카드 사용자를 확인해서 긴급재난문자 뿌리고, 폐쇄회로(CC)TV 화면 확보해 추적해도 한계가 있다. 그게 지상전이었다면, 익명검사 시행은 공중전이었다. ‘당신과 가족의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안전문제’라고 문자를 뿌리는 동시에 이태원을 방문하고도 검사받지 않을 경우 200만원 벌금을 매기겠다고 겁도 줬다. 익명검사 시행 이튿날부터 검사 건수가 급증했다. 현재 2만5,000건에 이른다.”

서울에서 발생한 지역감염자 수는 이태원발(發) 집단감염에도 불구하고 16일(10시 기준) 6명 증가, 17일 4명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어디로 튈지 몰라 방역당국을 불안케 했던 이태원 방문자들에 대한 검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일각에선 이태원발 사태도 통제 가능한 범위로 곧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_아직 진행 중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호성적 비결은 무엇인가. 

“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을 사수한 덕분이다. 확진자는 많이 생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망자다. 서울에서 사망자가 4명에 그치고 있다. 은평 가톨릭성모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가장 경험 있는 사람을 사령관으로 보냈다. 나백주 시민건강국장은 총사령관이라 거기 보낼 순 없고, 메르스 때 함께 호흡 을 맞추며 활약한 박유미 보건정책과장을 밤 10시 반에 전화해서 현장에 보냈다. 아침에 가 보니 시청, 구청 공무원 49명이 나와서 현장을 장악했더라. 공무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시장실에서 ‘2020 전국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서울시가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을 계기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_전 국민 고용보험의 전면적인 도입을 주장했다. 

“문 대통령 말씀도 저하고 생각이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단계적’이고 저는 ‘전면적’이니까 온도 차가 있어 보이지만 대통령 말씀은 이렇게 가는 과정서 사회적 합의를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 저는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고 본다. 국가 존재 이유는 국민보호다. 재정 여력 등 고려해야 할 것이 여러 가지지만, 위기를 겪으면서 복지의 틀을 갖춘 선진 북유럽 국가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1943년 2차 세계대전 중에 비버리지 보고서 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로 대표되는 복지체계를 완성했다. 위기인 지금이 기회다.”

 

 _방역 외에 서울시가 세계 도시와 다른 모델은 무엇인가. 

“서울시는 세계를 쫓아가고, 따라가는 도시에서 세계를 견인하는 ‘표준도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서울의 우수한 정책들이 전세계 34개국 60개 도시에 84개 사업이 수출돼 각 도시들의 솔루션이 되고 있다. 미국 CNN은 서울지하철을 세계 10대 기적으로 꼽았고, 대중교통의 환승시스템이 수출되고 있다. 상하수도 기술도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의 핵심의제인 ‘깨끗한 물을 누릴 권리’ 등을 담보하는 세계 표준 기술이 됐다. 그 외에도 세계 대도시 전자정부 7회 연속 1위를 하고 있다. 만족하지 않고 과거를 돌아보고, 주변 도시를 둘러보는,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노력을 계속 경주할 것이다. ‘세계 속 표준 도시’ 서울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다.”

 

 _지금의 서울시 복지 예산 비중도 낮지 않다. 

“처음 취임할 때 4조원이었던 복지예산이 금년에 11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2, 3배 늘었으니 그만큼 시민 삶이 안전해졌다 보고 있다. 복지가 낭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복지야 말로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 내는 핵심이다. 그렇게 해서 또 경제가 성장하고 선순환 한다.”

 

 _긴급재난생활비 등 지출이 크게 늘었다. ‘박원순표 복지’ 가 흔들릴 수 있나. 

“그럴 가능성은 없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후에도 서울시 1순위 투자는 사람이고 복지다. 코로나 민생대책 때문에 감추경(예산규모 감축)을 상당 부분 했지만, 복지 영역은 손대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코로나 대책 자체가 복지적 성격을 갖는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본다.”

 

 _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재난긴급생활비를 주는 시 정책이 보편적 복지인가. 

“나는 보편적 복지론자이지만 보편복지가 모든 복지영역에서, 모든 국민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 달라야 한다. 특별히 더 깊게 두텁게 보호해야 될 계층 있으면 거기 집중하는 게 맞다. 지난번 친환경 급식 경우는 고소득층 자녀들은 점심 안 주고 가난한 아이들만 점심 줬더라면 학교 현장은 어떻게 됐겠나. 부잣집 아이들은 훨씬 더 좋은 도시락 싸 오고, 가난한 아이는 평균적 급식을 먹는 게 말이 되는 거냐. 전면적 고용보험 주장도 좀 차별 받고 있는 사람들을 더 보호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야 양극화가 그나마 줄어든다. 그리고 지금은 재난상황이라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재난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 취약한 공간에서부터 온다.”

 

 _‘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코로나19로 가치 사슬로 연결돼 있던 국제 무역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다들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리쇼어링(제조기업의 본국 회귀)도 일어날 것이다. 여전히 글로벌 협력 중요하겠지만, ‘로컬’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서울시는 그 동안 지역공동체, 사회적 경제, 공유 경제를 강조해 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이것들이 빛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새로운 시대는 기차역 플랫폼처럼 수많은 사람과 물건들이 오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융ㆍ복합을 핵심으로 하는 플랫폼경제가 발전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플랫폼 노동자나 특수고용노동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분들에게 우산을 씌우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강조하는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결국 복지가 함께 따라가는 사회다.”

정리=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시장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웃음을 짓고 있다.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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