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황금연휴 기간 서울 이태원의 유흥클럽을 다녀온 경기 용인시 거주 20대 확진자(용인시 66번 확진자)를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10일에만 신규 확진자가 34명 나왔는데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명을 넘은 건 4월 12일 이후 28일 만이다. 순간의 방심이 큰 화를 불러온 것이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여러모로 징후가 좋지 않다. 이날 현재 54명이 이태원 클럽과 관련 있는 확진자로 판명된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충북,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중에는 국방부에 근무 중인 군인뿐 아니라 환자와의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피부관리사, 밀집도가 높은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도 있었다. 이번 집단감염의 최초 확진자로 추정되는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2일 이후 이 클럽 방문자가 7,000명에 달하고 확진자 중 30%는 무증상이었다고 한다. 사회생활이 활발한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라 앞으로 얼마나 확진자가 추가될지 알 수 없다. 우리의 방역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 사태가 ‘제2의 신천지’로 번지는 일을 막으려면 전국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는 일이 급선무다. 확진자를 찾아내고 접촉자를 격리시키는데 지체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은 성소수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업태 특성상 이용자의 신원 파악이 쉽지 않은데다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 사회 일각의 차별적 시선을 감안하면 클럽을 찾았던 이들이 행적을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에 대한 비난은 인권과 사생활에 대한 심각한 침해일 뿐 아니라 방역 측면에서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동선 공개나 비난을 자제해 이들이 적극적으로 진단에 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가공할만한 전파력을 감안하면 이태원발 감염의 통제는 ‘시간과의 싸움’ 이다. 확진자와 접촉자 파악과 진단에 행정당국과 지역사회가 모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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