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 때리며 “그곳에서 멈출 수 있었다” 비판 발언
폼페이오도 “우한 연구소 발원설 상당한 증거 있다”
WHO “코로나 기원 규명 위해 중국에 추가 파견단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진주만 공습이나 세계무역센터 테러보다 더 나쁘다”면서 중국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우리나라에 있었던 최악의 공격을 겪었다. 이것(코로나19)은 정말 우리가 겪은 최악의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진주만보다 나쁘다. 세계무역센터 때보다도 나쁘다”고 언급했다.
진주만 공습은 1941년 12월 7일 세계2차대전 중 일본이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선제 공격한 사건이다. 이 공격으로 미군 2,000여명이 숨졌다. 세계무역센터는 2001년 9월 11일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일으킨 사건으로, 납치한 항공기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와 충돌해 3,000여명이 희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두 사건은 모두 외부 요인으로 인해 큰 피해를 냈던 사건이다. 그는 두 사건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코로나19 확산)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에서 멈출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을 거듭하며 ‘중국 때리기’에 동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우리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확실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실에서 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면서 “두 가지 발언(확실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과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것)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지난 3일 “거대한 증거가 있다”면서 우한 연구소를 바이러스 진원지로 지목한 것에서 다소 수위를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중국은 전세계 경제가 위기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선택의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 대신 우한에서 발생한 사건(코로나19)을 은폐하는 길을 택했다”면서 중국을 비판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에 전문가들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측과 추가 전문가 파견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보다 학술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 각종 동물들이 바이러스에 어떻게 노출됐는지 살펴보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는 지난 2월에도 중국의 피해 상황을 살피기 위해 전문가들을 파견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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