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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봄 급할 땐 SOS” “청각장애인도 인강 수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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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봄 급할 땐 SOS” “청각장애인도 인강 수업 가능”

입력
2020.05.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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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 기술로 코로나19 사각지대 해소한 소셜벤처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째깍악어 사무실에서 돌봄 앱 서비스 시연 장면을 보고 있다. 째깍악어는 아이를 맡길 부모와 돌봄 교사를 연결해 시간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중기부 제공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째깍악어 사무실에서 돌봄 앱 서비스 시연 장면을 보고 있다. 째깍악어는 아이를 맡길 부모와 돌봄 교사를 연결해 시간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중기부 제공

“코로나19 초기에는 아이를 맡기지 않으려는 부모가 많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자 민간 돌봄 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오히려 늘었죠.”

6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가 말했다.

째깍악어는 아이를 맡길 부모와 돌봄 교사를 연결해 시간제 돌봄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소셜벤처는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다. 사회적기업과 벤처를 합쳐놓았다고 보면 된다. 헤이그라운드는 소셜벤처 투자자부터 기업까지 소셜벤처 생태계가 한데 모여 있는 공간으로 째깍악어도 이곳에 입주해 있다.

째깍악어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신규돌봄 신청이 평소보다 250%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돌봄신청이 줄었다.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기 꺼려하는 부모가 많았던 탓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유치원, 초등학교 개학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일선 학교의 긴급돌봄 만으로 맞벌이 부부 등의 수요를 충족하기 불가능해졌다. 이에 재깍악어와 같은 온라인 돌봄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윤지현 대표가 창업한 소셜벤처 ‘소리를 보는 통로(소보로)’도 코로나19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각장애인에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소보로는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보로 프로그램을 내려 받은 뒤 말을 하면 노트북이나 태블릿 화면에 자막처럼 문자로 변환된다. 인터넷 강의 내용도 동일하게 문자 통역을 받을 수 있다. 소보로 덕에 수많은 청각장애인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충실히 소화할 수 있었다. 윤 대표는 “4월에 소보로 구매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소셜벤처를 주목하라 

코로나19의 유행과 함께 혁신 기술을 갖춘 소셜벤처의 역할이 주목 받는 가운데 이날 헤이그라운드에서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소셜벤처 관계자가 참석한 간담회가 열린 것이다. 정부 부처 장관과 소셜벤처 간담회는 이례적이다. 이날 간담회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는데 소보로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막이 스크린이 송출됐다.

중기부가 간담회에서 ‘2019년 소셜벤처 실태조사’를 발표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국가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정부 부처가 소셜벤처 현황을 전수 조사한 건 처음이다. 아울러 이번 조사를 통해 소셜벤처가 사회문제 해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중기부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셜벤처 수는 작년 기준 998곳이다. 2016년 601곳에서 3년 새 크게 늘었다.

특히 소셜벤처의 여성 고용 비율은 49.4%로 남성과 비슷했고 일반 기업의 41.7%(2018년 통계청 자료)보다 높았다.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용 비율도 37.9%에 달했다. 소셜벤처 중 20~30대 대표자가 43.1%를 차지했고 업력 7년 이내의 창업기업이 79.1%에 달했다.

조사 기업들은 최근 3년간 3,548명을 새로 뽑는 등 업체당 평균 11.6명(총 8,860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2018년 기준 소셜벤처 평균매출액은 16억5,900만원, 평균 자산은 15억원이었다. 평균 영업이익은 200만원으로 54.2%의 기업이 영업이익을 실현 중이었다.

헤이그라운드 운영을 총괄하는 허재용 임팩트얼라이언스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의 협력 문제가 더 구조적, 전면적으로 드러났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소셜벤처의 존재 이유가 더 선명해졌다. 소셜벤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소셜벤처 간담회. 헤이그라운드는 소셜벤처 투자자부터 기업까지 소셜벤처 생태계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곳이다. 중기부 제공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소셜벤처 간담회. 헤이그라운드는 소셜벤처 투자자부터 기업까지 소셜벤처 생태계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곳이다. 중기부 제공

 ◇스타벅스는 되고 돌봄 앱은 안 되는 돌봄포인트 

소셜벤처 관계자들은 중기부에 정책적으로 해결해줬으면 하는 점도 적극 건의했다.

김희정 대표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으로 전국 아동에 1인당 40만원씩 지급한 돌봄포인트를 정작 째깍악어와 같은 돌봄 서비스에선 쓸 수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돌봄포인트를 쓸 수 있느냐는 고객 문의가 많았다. 스타벅스(대형 가맹점)에서도 가능한데 결국 돌봄 앱에서는 쓸 수 없었다”며 “정부에서 이런 점을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은행 대출시 경제성 위주로만 기업 평가가 이뤄져 소셜벤처의 사회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장관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벤처가 혁신적인 기술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 보다 정교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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