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 24일 통합당 당선자들과 술자리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북 안동에서 큰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리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이철우 경북지사의 ‘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앞서 경남지사를 지냈다.
김 의원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제 이철우 경북지사와 경북 당선자 3명이 안동 산불 상황에서도 식당에서 술을 먹고 승리의 건배사를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믿고 싶지 않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경북도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지사는 24일 지역의 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 3명과 저녁 겸 술자리를 가졌다. 같은 날 오후 3시39분쯤 안동 풍천면 일대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관련기사: 안동 큰 산불에 경북지사는 당선인들과 ‘술판’에 부적절 처신 도마)
김 의원은 “저도 경남지사, 남해군수를 해 봐서 안다”며 “지방정부 수장은 꽃피는 봄이나 단풍 드는 가을에도 산불걱정이 더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에게는 산불보다 김병욱, 김희국, 정희용 당선자와의 간담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그러니 간담회를 넘어 도청 앞 식당에서 술판까지 벌였겠지요”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는 산불 발생 다음날인 5일에도 자신의 SNS에 소방호스를 들고 물을 쏘는 사진을 올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에 “세월호 참사가 바로 동영상 찍다 골든타임을 놓쳐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이것이 경북의 ‘묻지마 미통당’ 지지가 낳은 생생한 현실”이라며 “지난 대구ㆍ경북의 코로나 사태에서도 분명히 보았다. 방역은 당이 아니라 사람이 한다”고 전했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어 사과하라 요구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 요구한다고 수용할 통합당이 아니다”라며 “통합당이 제대로 변하려면 즉각 제명해야 마땅하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지사 측은 “반주로 술을 마신 건 한두 잔 뿐이고 서너 시간 술자리를 가졌다는 얘기도 사실과 다르며, 한 시간 가량 술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 역시 해명자료를 통해 “이 지사는 곧바로 현장으로 가겠다고 했으나 안동시장이 ‘이튿날 새벽에 합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식사 중이던 행정부지사를 급히 현장으로 보내고 당선인과의 만찬을 서둘러 마무리 했다”며 “이런 도지사의 활동이 악의적으로, 또 부정확하게 보도돼 유감”이라고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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