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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ᆞ18 40주년 광주에서 또 참회 외면한 피고인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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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ᆞ18 40주년 광주에서 또 참회 외면한 피고인 전두환

입력
2020.04.28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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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자 쳐다보고 있다. 그는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자 쳐다보고 있다. 그는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지법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3월 11일 첫 출석 이후 1년 만이다. 그는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향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차 출두 때 5ㆍ18 당시 발포 명령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왜 이래”라며 짜증을 냈던 그는 이날 학살 책임을 묻는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 “그러한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 중위나 대위가 했겠느냐. 헬기 사격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7년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가 5ㆍ18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결론낸 바 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전일빌딩의 탄흔이 헬기에서 발사된 총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한 상태다. 계엄군이 1980년 5월 21일뿐 아니라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앞두고도 무장 헬기 편성을 사전 계획한 ‘전교사 충정작전계획’도 드러났다.

전 전 대통령은 그간 불성실한 적반하장식 태도로 분노를 샀다.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며 법정출석을 거부하더니 골프를 즐기는가 하면, 12ㆍ12 군사반란 40년이 되던 지난해에는 신군부 출신들과 서울 강남 고급 중식당에서 기념 오찬을 갖기도 했다. 이날 재판 중에는 꾸벅꾸벅 졸다가 판사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10ㆍ26 이후 찾아오는 듯했던 ‘서울의 봄’을 또다른 군사독재의 시작으로 후퇴시킨 책임이 크다. 반란수괴ᆞ살인ᆞ뇌물수수죄로 기소돼 1997년 무기징역형이 선고된 그를 김대중 정부가 특별사면한 건 통합을 위한 정치적 조치였지 면죄부를 준 게 아니다. 더구나 그는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희생시킨 장본인이다. 그럼에도 참회의 한마디 없이 회고록에서 자신의 행적을 교묘히 포장하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까지 거짓말로 몰아붙이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다.

올해 5ㆍ18 민주화운동은 40주기를 맞는다. 역사는 이미 객관적 근거로 전 전 대통령의 죄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이 조금이나마 자신의 죄를 씻는 길은 5월의 넋들과 유족, 국민 앞에 진심으로 참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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