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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진자 1,500명 검체 모은다…유행 중 첫 검체 대량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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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진자 1,500명 검체 모은다…유행 중 첫 검체 대량수집

입력
2020.04.27 01:00
수정
2020.04.27 01: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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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화살표 방향)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질병관리본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화살표 방향)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질병관리본부 제공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500명의 혈액과 타액 등 검체를 모은다. 이렇게 모아진 검체는 백신 개발과 완치 후 재양성 발생 원인 규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질본이 감염병 유행 중 확진자 검체를 대량 수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연구 목적으로 완치자와 밀접 접촉자의 혈액을 채취했지만 이는 감염병이 종식된 이후였다.

2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질본은 ‘코로나19 환자 검체 수집 및 자원화’ 사업을 시작했다. 질본은 참여할 연구자와 의료진을 어느 정도 모았고, 전국 각지에서 채취될 검체를 3중 안전포장 등 작업을 거쳐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본의 보관 장소로 안전하게 운송할 전문업체를 찾는 단계이다.

이 사업의 목표는 신종 코로나 환자 1,500명의 혈장ㆍ말초혈액단핵세포ㆍ호흡기검체 등을 수집, 보관해 감염병 대응을 위한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다. 수집된 검체는 신속한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된다. 질본 병원체자원관리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할 때 후보 물질을 인체에 직접 주입하는 건 어려운 만큼, 환자 검체를 대신 활용하면 백신 개발의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확진자 여러 명의 혈액을 이용하면 완치 후 재양성, 무증상 감염 등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의문을 규명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혈액에 든 항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상관 관계를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체가 많이 확보될수록 여러 연구에 활용할 수 있어 좋지만 목표치인 1,500명분을 다 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3월 중순만 해도 7,400명이 넘었던 입원 치료 중인 확진자 수는 국내 확산세가 주춤하며 26일 0시 기준으로 1,769명에 그친다. 특히 혈액 등 검체를 수집하기 위한 채혈을 하려면 확진자 개개인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얼마나 호응할지가 관건이다.

질본 관계자는 “국가가 치료비를 부담하니 확진자가 의무적으로 검체 제공에 동의하게 제도를 손보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생명 윤리를 지키려면 동의를 거치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면서 “감염병 대응을 위해 많은 확진자가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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