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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개비에 무너진 김봉현... 라임 핵심인물 2명 거주지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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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개비에 무너진 김봉현... 라임 핵심인물 2명 거주지 알려줬다

입력
2020.04.24 12:09
수정
2020.04.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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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탄 직후 검거, 대포폰 쓰며 베일 속 이동 

 조력자들 쫓으며 5개월 만에 검거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조6,000억원대의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이날 오전 김 전 회장을 조사하기 위해 경기남부청 내 지능범죄수사대 사무실로 이송하면서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사무실로 향했다.

김 전 회장은 하루 전인 23일 오후 9시 서울 성북구의 한 노상 택시 안에서 검거됐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는 순간 잠복 중이던 경찰이 덮쳤다. 경찰은 택시 안에서 미란다원칙을 고지하고 수갑을 채웠다. 경기 수원시에 있는 수원여객 횡령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한 지 5개월 여 만이다.

김 전 회장은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3~4번 갈아타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조력자가 있다고 판단, 조력자들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김 전 회장과 접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쫓던 중 서울 성북구에 주로 나타난다는 정보를 입수, 잠복 근무 끝에 붙잡은 것이다.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 남부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라임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뉴스1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 남부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라임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뉴스1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추궁했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체포하기 위해서다. 김 전 회장은 경찰의 추궁에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800억원대 횡령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역시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해 11월 행적을 감췄었다.

1시간 여 추궁을 당하던 김 회장은 경찰이 건넨 담배 한 개비에 무너졌다. 각자 따로따로 도주행각을 벌였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들은 함께 이동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회장이 짚어 준 주택을 급습했다. 주택에는 이 전 부사장 외에 라임 사태의 또 다른 인물인 신한금투 PBS 심모 전 팀장도 있었다.

심 전 팀장은 이미 구속된 임모 전 본부장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명품가방과 시계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경찰이 들이닥치자 이 전 부사장은 순순히 검거됐지만 낌새를 눈치 챈 심 팀장은 창문을 통해 도주했다가 경찰의 끈질긴 추격 끝에 붙잡혔다. 이들이 검거된 시간은 23일 오후 10시 30분쯤이다.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경찰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김회장은 피해액 1조6천억원 규모로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다. 뉴시스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경찰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김회장은 피해액 1조6천억원 규모로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다. 뉴시스

김 전 회장 등이 묵었던 주택은 1년 여 전부터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는 단독 주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명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장기간 이용하더라도 노출되지 않는 특성을 감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전 회장 등이 검거될 당시 경찰 승합차 등이 도로 일부를 막고 주택으로 진입하는 등 긴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어제 오후 10시쯤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내 차 앞뒤로 SUV차량이 막아 섰고, 승합차에서 10여 명 내리더니 막 뛰어갔다”며 “30~40분 정도 소동이 벌어지는 듯 하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말했다. 그는 다만 누군가를 연행하는 장면 등은 보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이 대포폰 수십 개를 쓰고 서울 강남 호텔 여러 곳을 떠돌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 등 2명에 대해서는 라임 사태를 수사중인 서울 남부지검에 신병을 넘겼다.

경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라임 사태와 별개로 수원여객의 회삿돈 161억원을 빼돌린 경위와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나 자취를 감춘 전 수원여객 경리 총괄 임원의 행방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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