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보유자에게 나온 바이러스는 죽은 조각일 가능성
완치후 재양성자 문제 심각하지 않음 시사…방역당국은 신중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 20여명에 대한 방역당국의 표본 조사 결과 전원 항체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연구가 필요해 낙관하기 이르지만 반가운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 2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감염 후 모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결합해 바이러스 감염성을 중화해 감염을 방어하는 항체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재감염을 막는 효과적인 항체가 생겼다는 뜻으로 고무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중화항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항체가 얼마나 지속 되는지 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25명 중 48%(12명)는 중화항체가 형성됐음에도 호흡기 검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에 대해 “환자에 따라서는 중화항체가 형성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체내에 남아 있는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12명에게서 나온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1차 배양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 음성으로 나왔다. 이는 완치 후 재양성 사례가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내 완치 후 재양성자 수는 22일 0시 기준 207명이다. 그간 완치 후 재양성 사례에 대해 △환자의 약해진 면역력으로 항체가 완전히 생성되지 못해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됐거나 △높은 검사 민감도 탓에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이 반응을 보였을 것이란 가설이 제기됐다. 배양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는 것은 전파력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배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두번째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다. 이재갑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 실시된 검사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다만 표준 항체 검사법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고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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