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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갑자기 강사 바꾸고 환불도 안돼...” 수강생 울리는 공시학원

입력
2020.04.22 17:30
수정
2020.04.22 19: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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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이그잼 해커스에 합병 뒤 ‘공시 메카’ 난리

문 닫히고 연락두절로 환불도 안 되고

수강생 200여명 “공시생 등치냐”

해커스공무원이 지난 1일 아모르이그잼을 인수한 뒤 인터넷에 올린 공지. 해커스 홈페이지 캡처
해커스공무원이 지난 1일 아모르이그잼을 인수한 뒤 인터넷에 올린 공지. 해커스 홈페이지 캡처

공립유치원 교사를 꿈꾸며 이른바 유치원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김모(27)씨는 요새 한숨이 늘었다. 온라인 강의를 들었던 학원이 ‘해커스공무원’에 합병됐는데 김씨가 신청한 강사는 합병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해커스 측은 다른 강의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지만 기존 강사의 커리큘럼대로 시험을 준비하다 갑자기 강사를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차라리 학원비를 돌려받기 위해 김씨는 서울 노량진동의 기존 학원을 찾아갔지만 문은 굳게 닫혔고 연락도 닿지 않았다. 김씨는 “작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서 힘들게 모은 돈으로 등록했는데, 원하는 강사는 떠났고 환불은 안되고 속이 끓는다”고 토로했다.

‘공시 메카’ 노량진의 공무원시험 학원 아모르이그잼이 대형 프랜차이즈 해커스 계열사에 인수된 이후 아모르이그잼에 등록했던 공무원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졸지에 강사가 바뀌자 환불을 원하는 공시생들은 “아무도 신경을 안 쓰고 기존 학원은 연락조차 안 된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22일 학원업계에 따르면 해커스 계열 해커스공무원은 지난 1일 아모르이그잼을 인수하면서 소속 강사 53명 중 40명과 이전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나머지 강사 13명이 해커스공무원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학원 브랜드보다 강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공시생들은 학원을 옮겨 기존 강사의 강의를 들으려 해도 환불이 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공시 학원 수강료는 단과 수업의 경우 수십만원이고, 전 과목 패키지는 연간 400만원에 달한다. 환불을 요구하는 공시생은 200여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낸 수강료 총액은 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직전인 지난달 말에서야 수강생들에게 인수 사실을 알린 아모르이그잼은 현재 폐업 상태다. 고객센터도 운영을 중단했다. 수강료 환불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아모르이그잼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해커스 측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해커스공무원이 인수한 건 강의 영상과 강의 사이트, 강사 40명, 수강생 정보 등이다. 아모르이그잼과 수강생 간 계약은 애초에 인수 대상이 아니었다. 해커스 관계자는 “우리가 수강료를 받지 않아 아모르이그잼 쪽에 해당 사실을 전달하고만 있다”며 “인수 대상에서 빠진 강사의 수강생들에겐 원할 경우 같은 과목 다른 강사 수업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아모르이그잼은 일부 강사와 직원들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강사는 “지난달까지 강의를 마쳤는데 두 달치 급여를 받지 못했다”며 “기존 수강생들을 위해 자비를 들여 온라인에 강의 영상은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관할 교육청은 아직 마땅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평생교육법에 따라 부정한 방법으로 교육시설을 관리ㆍ감독할 경우 운영정지나 폐쇄조치,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아모르이그잼은 이미 폐업을 해 실효성이 없다. 서울시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아모르이그잼 대표에게 민원 내용을 알리고 환불을 권고하고 있으나 계속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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