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하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국내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계 시술을 받고 묘향산 전용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에서 “의료진은 김 위원장이 상태가 호전됐다는 판단에 따라 대부분 평양으로 복귀했다”고 했지만 직후 CNN은 한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졌다고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새롭지는 않다.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도 과체중과 지나친 흡연 등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은 집권 초기부터 있었다. 2014년 발목 수술을 받고 이듬해 손목 이상으로 붕대를 감은 모습은 북한 공식 매체 사진으로도 확인된다. 이후에도 북한 내부에서 와병설, 쿠데타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최근 열흘간 김 위원장 동향 보도가 없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처음으로 불참한 것이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 김 위원장이 집권 초기부터 김일성 따라하기로 주목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상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 내부 동향은 워낙 정보가 제한돼 현재로서는 관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북한의 노동당ㆍ군부ㆍ내각도 비상경계와 같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 “아무런 특이 동향도 없다”는 것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당장 북한 지도부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다만 이번 보도를 포함해 이미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적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당국이 관련 정보 확보에 최선을 다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만에 하나 김 위원장 유고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당장은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이끌어 갈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북한 지도부에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자칫 한반도 안보가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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