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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장관 합의 거부하고 방위비 더 내라는 트럼프의 몽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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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장관 합의 거부하고 방위비 더 내라는 트럼프의 몽니

입력
2020.04.2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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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 관련 질문에 한국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 관련 질문에 한국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이 큰 비율로 지불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현재 분담금이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 국방장관과 국무장관이 잠정 합의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거부당했다는 외신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양국 실무진이 수개월 동안 협상해 장관들까지 승인한 합의안을 틀어버린 트럼프의 독단적 조치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 내용은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그는 “한국이 분담금을 거의 지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우리 정부는 지난해 8.2% 인상에 이어 이번 협상에서 최소 13% 인상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여기에 각종 면세와 이용료 감면, 토지 무상 임대 등 직간접 비용으로 매년 수조 원을 부담하고 있다. 미 의회도 지난해 12월 국방예산 법안 심의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분담금 협상에서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올해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약 6조원)를 요구해 왔다. 이런 터무니없는 액수를 고집하는 것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방위비 협상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8,500마일 떨어진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군대에 지출하고 있다”고 했는데 미군의 한국 주둔은 미국의 패권과 동북아의 전략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러고도 “공정하고 공평한 합의”를 운운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당분간 교착 상태가 불가피해졌다. 협상이 늦어지면 한미 연합 방위 태세에 차질이 우려되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 미국이 과도한 인상 압박을 계속한다면 미국산 무기 도입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여 줄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이달부터 무급 휴직에 들어간 4,000여명의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생계 지원을 위한 특별법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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