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대량 공급하며 ‘마약여왕’으로 불려온 40대 여성이 검거 4년여 만에 국내로 강제 송환돼 재판에 넘겨졌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호삼)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지모(44)씨를 구속 기소했다. 지씨는 2015년 1월부터 10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국제우편 등을 통해 국내로 메트암페타민(필로폰), 대마 등 2,300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반입시킨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지씨는 2004년 미국으로 출국한 뒤 불법으로 체류하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공범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중국 메신저 ‘위챗’을 이용해 연락하며 마약류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에서 ‘아이리스’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던 지씨는 국내 마약상들 사이에서 ‘마약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검찰은 금융계좌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등을 추적해 2015년 11월 지씨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씨가 검거된 후 송환하기까지는 3년 10개월이 걸렸다. 미국 강제추방국은 2016년 6월 지씨를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검거했지만, 미국 법원의 범죄인 인도 결정이 늦춰지면서 송환이 지연됐다. 검찰은 미 법무부가 신병 인수를 요청한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호송팀을 파견해 지씨를 데려왔다. 지씨와 호송팀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고, 검찰은 지씨를 2주간 격리 구금한 뒤 재판에 넘겼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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